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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K-배터리]①삼총사 막내는 왜 울었나

  • 2022.05.04(수) 16:15

삼성SDI 최고 실적, SK온 나홀로 적자 기록
원통형-파우치형 배터리 선택 따라 실적 갈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배터리 업계가 위기다.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로 'K-배터리' 성장에 제동이 걸릴 우려다. 나아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 공세가 거세다. 마치 K-디스플레이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세계 1위를 내준 모습과 유사하다. 이에 맞선 K-배터리 3총사의 해결법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본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만 해도 배터리 시장 전망은 우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리튬, 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판을 까보니 상황은 달랐다. 삼성SDI는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이번 1분기는 배터리의 형태, 즉 폼팩터에 따라 K-배터리 3사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 중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파우치형에 집중하는 SK온은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해서다.

배터리 폼팩터가 가른 희비

지난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4조3423억원, 영업이익 2589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1%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다소 떨어졌지만 이는 증권가에서 추정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약 60% 정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원통형 전지를 담당하는 소형전지 부문이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호실적과 연관이 깊다. 테슬라는 올 1분기 187억6000만 달러(약 23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1%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전기차 출고를 대폭으로 늘린 결과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난 31만대 수준이었다.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늘면서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셈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해외 경쟁사들의 저조한 생산성과 보수적 공급계획 등의 반사 수혜로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와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테슬라의 생산계획에 맞춰 원통형 배터리 CAPA(생산능력)가 증가하고 기업 간 파트너십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테슬라를 중심으로 볼보, 재규어 등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삼성SDI도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이번 1분기는 배터리 3사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SDI의 지난 1분기 매출은 4조4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2% 급증한 3223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이 4조원이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영업이익도 1분기 실적 중 최대치다.

특히 수익성 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을 앞섰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률은 6.0%, 삼성SDI는 8.0%로 삼성SDI의 수익성이 더 좋았다. 다만 이를 온전히 배터리 사업 덕이라고 보긴 어렵다. 삼성SDI에서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에너지 및 기타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5%, 반도체 소재인 EMC와 디스플레이 소재인 편광필름을 생산하는 전자재료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1.5%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전지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점진적인 판가 인상과 함께 Gen5(젠5) 중심으로 판매가 확대됐고, ESS(에너지저장장치)는 매출이 감소했지만 고수익성 제품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자재료 부문도 고부가 제품인 편광필름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 한 몫을 했다.

나홀로 적자에도 성장세는 No.1

다만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는 SK온은 수혜를 비껴갔다. 여기 더해 해외 공장 가동 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 SK온의 1분기 매출액은 1조25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4% 늘었지만, 영업손실 273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폭은 370억원 줄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SK온은 당초 흑자전환 시점으로 올 4분기를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진선미 SK온 배터리기획실장(부사장)은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은 점차 개선되겠지만, 영업이익 4분기 BEP(수익분기점) 달성 목표 시점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작년부터 지속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원소재 가격 상승 등 외부 경영 환경들이 SK온에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또 미국이나 헝가리 공장의 초기 가동 비용 등 내부적인 비용 증가 요인도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은 NCM 기준 가중평균메탈 투입단가가 60달러/kWh(킬로와트시)를 넘어섰고, 소재·부품·고정비 등을 고려할 때 원가는 100달러/kWh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 목표로 했던 올해 흑자전환의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내다봤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그렇다고 SK온의 상황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 중 SK온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5위를 기록한 SK온은 142%의 고성장을 이뤘다.

이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성장세다. 전년 동기보다 순위도 한 단계 올라갔다.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니로 EV, EV6 등의 판매 증가가 고성장세로 이어졌다는 게 SNE리서치 측 설명이다.

이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해 2위, 삼성SDI는 26.2% 증가하며 7위를 기록했다. 낮은 성장세는 아니지만, 중국업체들의 성장률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수준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NE리서치 측은 "국내 3사의 경우 SK온이 142% 고성장을 이뤘으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중국계 배터리 업체에 비해서는 낮은 성장세를 보였고, 전체적으로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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