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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1분기도 수익성 만끽… 고민도 있다

  • 2022.05.04(수) 17:35

[워치전망대]
분기기준 영업이익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 30%대 육박

대한항공이 올 1분기도 견조한 실적을 보이며 고공비행하고 있다. 분기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데다 30% 육박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만끽했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1분기를 기점으로 대한항공이 피크아웃(Peak Out·정점 통과)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화물운임료가 하락 국면에 진입한데다 최근엔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들까지 이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시대가 다가오는 만큼 여객사업 정상화를 발 빠르게 대응한단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전히 엄격한 방역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여객사업 정상화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영업이익 분기 사상 최대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대한항공은 4일 별도기준 매출 2조805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0.3%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전분기와 비교할 땐 0.7% 소폭 하락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8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3.4% 급증했다. 전분기와 견줘도 11.9%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번 대한항공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대한항공의 올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매출 2조7957억원, 영업이익 6218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망치보다 매출은 약 50억원, 영업이익은 800억원 많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영업이익률이다. 대한항공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28.1%로 전년동기대비 21%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외감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6%대인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매분기 고공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분기별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2020년 1분기 7.1%→2분기 10.1%→3분기 19.7%→4분기 24.9%→2022년 1분기 28.1%를 기록 중이다.

내실을 갖출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화물업에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초기에 여행길이 막히자 발빠르게 화물 사업 비중을 높이며 위기를 돌파해나갔다. 당시만 해도 화물운송은 여객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메우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인한 물동량 증가로 항공 운임료가 크게 뛰며 수익성을 만끽했다. 이 기간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적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했던 시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선제적인 조업 안정화 조치와 탄력적인 노선 운영으로 공급 유실을 최소화했다"며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유휴 여객기의 화물노선 투입을 통해 매출 극대화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계속된 흑자 행진에 재무구조도 매분기 튼튼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 말 별도기준 2306억원의 결손금이 쌓여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 결손금을 다 해소하며 4495억원의 이익잉여금이 쌓인 상태다. 올 1분기도 흑자를 기록하며 더 많은 이익잉여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2022년 분기 부채비율은 255%로 2년 전보다 559%포인트 감소했다"며 "현금성 자산도 4조원 이상 보유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영업환경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고민은?

/사진=대한항공 제공.

다만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올 1분기를 기점으로 피크아웃(Peak Out·정점 통과) 지점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중이다. 항공운임료가 최근 하락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화물운송지수인 TAC인덱스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 평균 운임은 지난 1월 kg당 10.9달러→2월 9.68달러→3월 8.18달러로 하락했다. 지난해 꾸준히 화물운송지수가 오름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국제선 운항이 정상화 수순을 밟아가면서 화물 운임이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며 "유가상승 영향으로 1분기 항공유 가격은 109달러로 전분기대비 24%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LCC 업계가 최근 화물업 진출을 선언한 것도 부담이다. 제주항공은 LCC 업계 중 처음으로 화물전용기를 오는 6월 도입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화물 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향후 대한항공의 화물 운송 시장점유율이 감소할 수 있단 얘기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여객 운송 사업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엔 코로나 엔데믹 시대를 대비해 화물기 일부를 여객기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가 둔화세에 진입하면서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중"이라며 "코로나 당시 화물기로 개조한 항공기를 다시 여객기로 전환하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객 운송 사업이 언제쯤 정상화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정상화를 위해선 국토교통부가 운항 횟수를 늘려줘야 하는데 정부는 여전히 엄격한 방역정책을 고수 중이다.

최근에 대한항공 경영진들이 직접 나서 국토부와 방역당국에 입국 절차 간소화, 운항 횟수 증가 등 규제 완화를 촉구 중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 4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방역 완화가 너무 느리게 이뤄는 중"이라며 "정부가 항공 여객을 대상으로 한 방역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방역당국이 구시대적 방식으로 방역 서류를 일일이 체크하느라 인천공항 비행기 수를 제한하고 있다"며 "당국에 (방역규제 완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건의 중이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무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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