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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K-배터리]②K-디스플레이·배터리, 성공 방정식은 같다

  • 2022.05.06(금) 17:07

中에 쫓기고 밀리고…똑닮은 시장공략법
LFP 대세·NCM 위기론 '시기상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배터리 업계가 위기다.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로 'K-배터리' 성장에 제동이 걸릴 우려다. 나아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 공세가 거세다. 마치 K-디스플레이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세계 1위를 내준 모습과 유사하다. 이에 맞선 K-배터리 3총사의 해결법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본다.

▷관련기사: [진격의 K-배터리]①삼총사 막내는 왜 울었나(5월4일)

현재 배터리 시장은 '중국의 LFP(리튬·인산·철), 한국의 NCM(니켈·코발트·망간)'으로 양분화되며 사실상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LFP 배터리는 CATL,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전체의 약 90%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업체들은 LFP가 아닌 NCM 등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값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방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中 LFP vs 韓 NCM' 국가 대항전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LFP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6% 수준이고, 삼원계 배터리는 64%다. 하지만 이 격차는 오는 2024년 역전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LFP 소재 배터리 생산능력 확장 속도는 삼원계 배터리의 규모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중국과 한국에 집중된 1100만톤의 확장 계획 사업 중 LFP의 비중은 64%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리튬·코발트·니켈 등 핵심 전지의 원료 가격이 작년 2분기부터 뚜렷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LFP 배터리에 우호적이라고 봤다. LFP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원재료 수급이 쉽고 가격이 싸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완성차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값싼 LFP를 선호하게 된 이유기도 하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는 올 1분기 실적 발표에서 LFP 배터리 탑재 비율을 50% 이상으로 늘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초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델3' 등에만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해왔는데, 작년부터는 LFP 배터리 탑재 범위를 기본형 모델까지 확대키로 했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벤츠, BMW 등도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는 LFP보다 삼원계에 집중해왔다. LFP는 주로 저가의 보급형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기 때문에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 삼원계 배터리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LFP 배터리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디스플레이-배터리, 성공 방정식은 '기술력'

국내 업체들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상승 영향으로 LFP 배터리가 마치 '대세'인 것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결국은 삼원계 배터리가 '해답'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삼원계 배터리가 LFP보다 더 나은 기술이라서다.

이는 과거 디스플레이 시장의 사례와 유사한 면이 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발 빠른 투자를 통해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액정표시장치) 세력을 넓혔다. 그 결과 2004년 당시 전세계 디스플레이 물량의 50%를 생산하던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이후 국내 기업들은 LCD 패널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지켜왔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저가·물량 공세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결국 2018년 중국은 전세계 LCD 시장에서 한국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 최대 패널 업체인 BOE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세계 최대 LCD 제조사가 됐다.

이에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였다. OLED는 LCD와 달리 백라이트 없이도 빛을 내기 때문에 화질·부피 측면에서 우수한 기술로 평가된다. 국내 업체들은 수익성이 떨어진 LCD 대신 OLED를 주력 사업으로 변경하고 투자를 지속했다. 그 결과 대형 OLED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도업체로 자리 잡게 됐다.

배터리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같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개편되고 있는 것처럼, 배터리 시장의 방향성도 NCM 배터리에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 기술이 발전할수록 기술적인 한계가 있는 LFP 배터리보다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는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근거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LFP를 LCD로, NCM을 OLED로 보고 있다"며 "LCD와 같이 LFP가 가진 소재의 특수적인 한계 때문에 미래에 대중화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에 대한 위기론도 '시기상조'라는 게 국내 업체들의 중론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가 대세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시장에서의 국가 대항전이 전형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인 이유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60% 수준인데 이는 중국 기업이 생산한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중국에 많이 판 결과"라며 "추후 미국이나 유럽 등의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배터리 시장에서의 상황도 많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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