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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암호 선도' SKT, 국방·공공·해외시장 두드린다

  • 2022.05.25(수) 09:00

협업사와 양자암호 원칩·생체인증 개발
국정원 최고등급 획득 "신규사업 성장"

SK텔레콤이 차세대 먹거리 기술로 꼽고 있는 양자암호를 들고 국방과 공공 및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2018년 인수한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와 차세대 칩을 개발하고 다른 보안 강소 업체들과도 기술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보안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양자암호 기술의 적용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관련 수요가 확대되는 국방이나 공공 보안 시장을 정조준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QRNG 사업 현황/도표 이미지=SKT

SK텔레콤은 전날(24일) 양자암호 생태계 조성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사업 방향과 협력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양자암호란 양자 역학의 원리를 응용해 만든 보안성이 우수한 암호 체계를 말한다. 양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다. 비누방울처럼 미세한 자극에도 상태가 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해 제3자의 탈취 시도를 무력화하는 암호키를 만들고 이를 송신자와 수신자에게 동시에 나눠주는 기술이 양자암호통신의 핵심으로 꼽힌다.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패턴이 없는 '순수한 난수'를 만드는 기술을 양자난수생성기(QRNG)라고 한다. 기존 난수보다 더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게 해 보안 방어막을 더 견고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적용한 사례는 의외로 많다. 웹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할 때 뜨는 자동등록 방지 기능을 비롯해 온라인 게임을 즐길 때 아이템을 무작위로 뽑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SK텔레콤은 지난 2020년에 QRNG를 반도체 칩 형태로 만들었으며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이 칩을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QRNG칩은 초소형 형태여서 공인인증서를 비롯한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제품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2011년에 관련 기술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이 분야에 진출했다. 2016년에 세계 최초로 LTE 망에 양자암호통신을 도입했으며 2018년에 스위스의 양자암호 통신기업 IDQ를 인수하면서 통신 보안 분야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내걸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통신과 관련된 핵심 기술들도 보유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양자난수생성기(QRNG) 뿐만 아니라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암호키를 만들어 송수신자에게 나눠주는 양자키분배기(QKD)에 이르기까지 관련 기술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SK텔레콤과 IDQ는 2020년 처음으로 개발한 QRNG 칩의 확장성과 보안성을 무기로 국내 암호개발 기업들을 '양자 생태계'로 끌어들이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양자암호를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더불어 3대 '넥스트 빅테크(Next Big-tech)'로 삼아, 이를 기반으로 해외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양자암호 사업 기본틀은 크게 3가지다. △양자암호 기술을 고도화하고 △외부 업체와의 상생을 펼치면서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전문 업체와의 기술 협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중소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 업체인 케이씨에스와 함께 양자난수생성기와 암호통신기능의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을 개발, 국방·공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케이씨에스가 독자개발한 암호칩(KEV7)은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획득, 국내 암호칩 중에서 가장 높은 보안 등급을 받았다. SK텔레콤과 케이씨에스는 '양자암호 원칩'으로 드론 등 국방 무기체계사업과 한정 등 공공 기관 사업,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 보안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김한직 케이씨에스 상무는 "SKT와 공동투자 및 사업개발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양자암호칩의 내년 초 상용화를 토대로 국방 공공 시장에서 양자암호칩 신규사업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생체인증 벤처 기업 옥타코는 QRNG를 적용한 지문인식 보안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내놓은 지문인식 보안키 '이지퀀트'는 현재 경기도청과 대전상수도 사업본부, 지하철 통합관제 CCTV 관리자 보안인증 수단으로 채택되어 중요시설 시스템을 보호하고 있다.

옥타코는 QRNG를 결합한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기업을 공략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정부 인증 서비스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옥타코 이재형 대표는 "앞으로 QRNG를 접목한 솔루션을 통해 지문보안키(FIDO) 시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SKT와 사업협력을 통해 다양한 보안인증 사업을 가속화해 회사를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민용 SK텔레콤 담당은 "양자암호의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외부 업체와 상생을 통해 생태계를 넓히고 원천 기술 개발을 풍부히 갖춰 나갈 것"이라며 "국방과 공공 보안은 뿐만 아니라 민간 부분 등 다양한 영역까지 양자암호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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