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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한국지엠, GMC 택한 이유

  • 2022.06.28(화) 07:20

인기많고 수익성 좋은 RV 확대
픽업트럭 국내 흥행 여부 관심

한국GM(한국지엠)이 최근 국내에 GMC 브랜드를 출범시켰습니다.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시에라 드날리를 첫차로 앞세우면서죠. GMC는 쉐보레, 캐딜락에 이어 세번째로 국내에 상륙한 GM 브랜드가 됐습니다. ▷관련기사: GMC 픽업트럭 국내 출시…한국지엠 경영정상화 앞당길까(6월22일)

GMC는 시엘라 드날리 외에도 캐니언, 허머EV 등을 보유한 픽업·RV 브랜드인데요. 한국지엠이 RV 전문 브랜드를 출범하면서까지 큰 차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RV가 대세

/사진=한국지엠 제공

RV 인기는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 RV의 장점 중 하나인 넓은 공간과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더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RV의 인기는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의 지난 1분기 국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자동차·한국지엠·쌍용차) 판매 실적에 따르면 RV 판매량은 15만9379대로 전체 판매 비중의 절반(51.7%)을 넘었습니다. 전년동기와 비교할땐 점유율이 5.3%포인트 상승했고요. 

한국지엠 역시 이러한 시장에 신속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이 판매하고 있는 RV 차종(쉐보레, 캐딜락)은 트레일블레이저, 이쿼녹스, 에스컬레이드 등 12종(전기차종 포함)에 달합니다. 세단 모델(5종)과 비교했을 때 2배 더 많은 수준입니다. 

한국지엠이 RV 전문 브랜드인 GMC를 국내에 출범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GMC를 통해 한국지엠의 RV 판매 라인업도 앞으로 더 다양해지겠죠.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RV차종이 대세가 된 것은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했고 코로나 이후 차박(차에서 캠핑)족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한국지엠 역시 이러한 수요에 맞춰 다양한 RV 차종을 출시해나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콜로라도 통해 얻은 자신감

GMC의 국내 출범은 한국지엠 입장에선 새로운 도전이나 다름없습니다.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일 차는 시에라 드날리인데요. 대형RV에 속하는 프리미엄 픽업 트럭을 국내에 출시하는 건 한국지엠이 처음입니다. 

국내 최초인만큼 신시장을 개척해야 상황입니다. 그러나 GMC의 주력 상품인 대형RV, 픽업 트럭은 국내에선 수요가 그리 높지 않은 차종입니다.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RV 차종은 주로 준중형·준대형 SUV입니다. 

한국지엠도 GMC 브랜드 출범에 앞서 고민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형RV, 픽업 트럭을 주력으로 하는 GMC가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죠.

하지만 한국지엠은 콜로라도의 성공적 안착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준대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는 지난해 국내에 3754대 판매된 모델로 한국지엠의 판매 차종 중 판매량이 3번째로 많았습니다. 판매량이 많진 않지만 국내에도 다양한 차종에 대한 니즈가 있음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는 게 한국지엠 측 설명입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픽업트럭의 수요가 그리 높지 않음에도 콜로라도는 지난 3년여간 누적 판매량이 1만여대로 꾸준한 수요가 있었다"며 "이를 통해 국내에도 다양한 차종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김용민 기자 kym5380@

수익성도 고려한 선택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RV는 세단과 같은 다른 차종에 비해 수익성이 좋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시에라 드날리는 '프리미엄' 픽업트럭인만큼 다른 RV 차종에 비해 수익성이 더 높다는게 한국지엠 측 설명입니다.  

수익성은 한국지엠이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한국지엠은 2014년 이후 8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죠. 작년에도 별도기준 37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하루빨리 적자 늪에서 빠져나와 경영정상화를 이뤄야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지엠은 GMC의 브랜드 출범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지엠은 올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내년부터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여러차례 밝혀왔습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RV차종이 세단 모델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시에라 드날리가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한국지엠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기대처럼 활약할까

GMC가 한국지엠의 기대처럼 제 몫을 해줄진 조금 더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GMC의 차종들이 국내 교통 인프라 환경과 적합할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지엠이 시에라 드날리를 출시를 선언한 지난 22일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대형 픽업트럭이 한국의 좁은 주차 공간에 적합하겠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아직 국내 출시할 시에라 드날리의 구체적 제원이 공개되지 않아 북미 시장에서 판매 중인 '시에라 드날리 1500'의 제원과 비교해보겠습니다. 시에라 드날리 1500은 △전장 5886mm △전폭 2063mm입니다.

2019년부터 시행된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주차구역 한면당 면적은 △일반형 너비 2.5m·길이 5.0m △확장형 너비 2.6m·길이 5.2m입니다. 시에라 드날리를 확장형 주차 공간에 주차해도 길이 60cm 가량 공간이 부족합니다. 너비를 감안할 때 차문을 열기도 빡빡하겠네요. 

차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기본적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그 차가 흥행하긴 쉽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주차공간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더욱 쉽지 않겠죠. 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선 충전 인프라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한국지엠의 기대처럼 GMC의 시에라 드날리가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길 수 있을지도 더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수익성이 높더라도 판매량 자체가 많지 않으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죠.

지난 5월까지의 픽업트럭 전체 판매량은 1만3918대입니다. 전년동기대 약 50% 증가했지만 전체 승용차 내수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합니다. 이는 RV에 대한 인기는 높지만 RV 차종 중 하나인 픽업트럭의 수요는 많지 않다는 뜻이겠죠. GMC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픽업트럭을 제외한 다양한 RV 차종 출시가 필요해 보이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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