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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보릿고개' 언제 벗어나려나

  • 2022.09.08(목) 11:19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급감…불황 시작
유가상승·수요둔화·공급과잉 악재 겹쳐
"사이클 5~6년, 내년 하반기 업황 개선"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이 뚜렷한 석유화학업계가 올해부터 보릿고개에 접어들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둔화, 세계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석유화학업의 사이클이 5~6년간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상승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무엇이 실적 갈랐나?

한국신용평가와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8곳의 석유화학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5.3%로, 지난해 상반기(16%)보다 대폭 감소했다. LG화학·롯데케미칼·SK지오센트릭·SKC·금호석유화학·효성화학은 연결기준 재무제표로, 여천NCC·SK어드밴스드는 별도 기준으로 산정한 결과다.

업체별 실적은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갈렸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납사)로 기초유분을 만드는 업스트림 업체의 실적은 부진했다.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여천NCC, SK어드밴스드, 효성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효성화학 1013억원, 여천NCC 962억원, SK어드밴스드 369억원 등은 영업손실을 냈다.

업스트림으로부터 원재료를 받아 화학제품을 만드는 다운스트림은 그나마 선방했다. LG화학, 금호석유화학, SKC 등 3곳의 영업이익률은 8.6% 수준이었다. 하지만 작년 2분기 영업이익률 21%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꺾인 모습이었다.

실적 부진 원인은?

실적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공급과잉이다. 폴리염화비닐, 계면활성제, 에탄올 등의 기초 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이 대표적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 하반기 톤당 1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원료(나프타)의 가격을 뺀 금액으로, 호황기였던 2016년~2017년에는 400~800달러를 오갔다. 최근 에틸렌 가격은 떨어지고 원료 가격은 오르면서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장사'가 된 셈이다.

수요는 움츠러들었다. 올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세계적으로 단행되는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경기는 침체되고 있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수요 부진은 국내 석유화학업체에 직격탄을 날렸다.

여기에 석유화학제품의 원재료인 유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3월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는 배럴당 8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지만, 2019년말 가격(60달러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시작된 석유화학 업계의 보릿고개는 언제쯤 끝날까. 석유화학업계가 5~6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이 있는 만큼 단기간에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병준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업계는 설비의 신증설 등에 따라 5~6년의 주기성을 보인다"며 "다운 사이클 기간은 설비의 증설 기간과 글로벌 경기와 수요의 성장 등에 영향 받는 데 에틸렌 대규모 생산설비의 완공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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