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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통풍 신약 중국 상용화 '청신호'

  • 2022.12.16(금) 06:30

중국 이노벤트에 '티굴릭소스타트' 기술수출
선급금 130억원…"중국 상용화 가능성 확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LG화학이 통풍 치료제 후보물질을 중국 바이오 기업에 기술수출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앞서 회사는 지난달 다국가 임상3상에서 중국을 제외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파트너사 확보로 중국 시장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LG화학은 미국·유럽 지역 임상에 더욱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자체 개발 통풍 치료제 후보물질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 지역 개발 및 상업화 독점 권리를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이하 이노벤트)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총계약 규모는 9550만달러(약 1200억원)로, 이 중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은 1000만달러(약 130억원)다. 중국 지역 개발·상업화 성과에 따라 최대 8550만달러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게 된다. 연 매출에 따른 경상 기술료(로열티)는 별도다.

이노벤트는 홍콩 금융시장에 상장된 중국 바이오 기업이다. 시가총액 약 8조원, 연구원 수만 15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기업이다. 중국에서 총 8개 의약품을 허가 받아 판매 중이다. LG화학 측은 "이노벤트는 설립 후 7년 만에 중국 규제당국으로부터 면역항암제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이듬해 해당 신약이 면역항암제 최초로 중국 국가보험약품목록(NRDL)에 등재되는 성장하는 기업"이라고 했다.

티굴릭소스타트는 LG화학의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통풍의 원인으로 알려진 요산 생성 효소 잔틴 옥시다제(XO)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현재 통풍 치료제로 처방되는 '알로푸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와 비슷한 기전인데, 이들 치료제는 부작용 문제가 있어 효과적인 통풍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가 높다. LG화학은 티굴릭소스타트를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약물로 개발, 기존 치료제를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티굴릭소스타트는 다국가 임상2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경쟁 후보물질 중 개발 속도도 가장 빠르다. 현재 미국 임상3상에 진입한 통풍 치료제는 티굴릭소스타트와 셀렉타 바이오사이언스의 'SEL-212'가 유일하다. LG화학은 오는 2027년 티굴릭소스타트를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2028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회사가 티굴릭소스타트의 미국, 유럽, 중국 등 다국가 임상3상 진입을 앞두고 중국을 임상 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시장 진출 지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기술수출 계약으로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 시장 상용화 가능성이 다시 커졌다. 또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 개발을 이노벤트가 진행함에 따라 LG화학은 미국이나 유럽 지역 임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전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티굴릭소스타트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통풍은 몸에서 생성된 요산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관절 근처에 쌓이면서 윤활막과 연골, 주위 조직에 염증·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기적인 육류 섭취나 과음, 과식 등이 원인인데, 최근 젊은 층의 발병률도 크게 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조사 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1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지난 2019년 국내 통풍 치료제 처방액 340억원 수준으로, 2015년 230억원에서 4년 새 50%가량 대폭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풍은 한 번 발병하면 재발이 잦고 완치가 되지 않는 만성질환이라 치료제를 통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치료제들의 부작용 우려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안전성을 확보한 통풍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해외에서도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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