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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눈' 전쟁…레이더일까 라이다일까

  • 2022.12.18(일) 09:00

[테크따라잡기]
카메라 고집하던 테슬라, 레이더 장착키로
레이더·라이다 장단점 뚜렷…상호보완 필요

최근 테슬라에 대한 흥미로운 외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기술을 위해 레이더 장치를 도입하겠다는 소식이었죠. 내년 1월 중순부터 테슬러 차량에 레이더 장치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슬라는 그간 '카메라만 있어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죠. 하지만 이번 레이더 탑재로 테슬라 스스로가 실수를 자인한 셈이 됐습니다. 테슬라가 레이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테크따라잡기'에서는 자율주행센서인 레이더를 포함해 또 다른 센서인 라이다까지 함께 알아보도록 할게요.

레이더는 전파, 라이다는 빛 쏜다

테슬라가 그간 고수해왔던 카메라부터 알아볼까요. 이 카메라의 정확한 명칭은 '스테레오 카메라(Stereo Camera)에요. 우리가 생각하는 렌즈가 달린 그 카메라와 비슷한 구조죠. 

카메라는 빛을 모아주는 렌즈를 통해 주변을 인식해요. 그러다보니 어두운 환경에서 주변 환경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죠. 레이더, 라이다와 다르게 색깔을 구별할 순 있지만 인식 거리가 현저하게 짧아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레이더와 라이다인데요.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물체를 감지할 때 어떤 수단을 이용하느냐의 차이죠.

레이더는 물체를 감지하기 위해 전파를 사용해요. 카메라와 달리 어두운 환경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도 주변 물체를 잘 인식해낸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유기 물질에 대한 투과도가 높아 플라스틱, 옷감까지 투과가 가능하고요.

레이더는 본래 항공 위성과 지상을 연결하는 원거리 무선통신용 안테나를 위해 개발됐는데요.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그 정도로 먼거리까지 전파를 보낼 필요는 없겠죠. 

강승택 인천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의 '차량의 자율주행을 위한 레이더 기술' 논문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의 레이더 적합 주파수는 77기가헤르츠(GHz)에요. 약 150~250m의 주변을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죠.

레이더가 장착된 포티투닷의 자율주행셔틀 aDRT. /사진=나은수 기자 curymero0311@

하지만 레이더는 정밀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존재해요. 물체의 종류를 판독할 수 없을뿐더러 크기가 작은 물체를 잘 인식하지 못해요. 안전이 필수인 자율주행차 입장에선 정밀도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죠.

라이다는 파장이 짧은 빛(레이저)을 이용해 주변 환경을 인지해요. 파장이 짧아 정밀하게 주변을 인지할 수 있어 작은 물체도 식별이 가능해요. 특히 거리 정확도의 오차 범위가 ±3㎝ 일 정도로 매우 정밀하죠.

라이다를 탑재한 아이오닉5의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라이다 역시 단점은 있겠죠. 라이다는 가시광선과 유사한 파장의 빛을 이용하기 이 빛이 드나드는 창이 항상 개방돼야하는데요. 창의 표면에 이물질이 붙으면 사물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별도의 장치가 필요해요. 

장치 크기가 크다는 단점도 있어요. 레이더는 차량 내부에 장착이 가능하지만 라이다는 그렇지 않아요. 벽돌 정도 크기의 장치가 외부에 장착돼야하죠. 가격도 걸려요. 업계에 따르면 원통형 라이다 가격은 최소 4000만~1억원 정도인데요. 부품 하나가 웬만한 차값과 맞먹는 수준이네요.

자율주행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라이다를 탑재하게 되면 차 가격이 최소 5억원은 넘을 것"라며 "상용화를 위해선 가격을 낮추는 게 필수인데다 장치의 소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뭐가 대세될까…현대차 "난 둘다"

오토엘의 라이다 제품 G32. /사진=오토엘 제공.

레이더와 라이다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향후 어떤 센서가 시장에서 대세가 될진 예상할 수 없어요. 최근엔 두 장치가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고자하는 연구 개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요.  

업계 관계자는 "레이더와 라이다가 공존할지, 아니면 한 장치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독식할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며 "다만 레이더는 정밀해지고 라이다는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어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사실상 유일하게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 중인 현대차그룹은 레이더와 라이더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에요. 어떤 장치가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선택을 받을지 알 수 없으니 두 센서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죠.

현대차그룹이 지난 8월 약 45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포티투닷은 레이더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현재 서울시 청계천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버스 aDRT엔 카메라 12대와 레이더 6대가 장착돼 있어요. ▷관련기사: "이녀석 귀엽고 똑똑해졌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 타보니(11월30일))

현대차에서 분사한 오토엘은 라이다에 집중하고 있어요. 오토엘은 현대차 중앙연구소에서 라이다 기술을 개발한 엔지니어들이 모여 창업한 스타트업이에요.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여전히 오토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인연은 이어지고 있죠. 오토엘은 라이다 장치의 소형화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하네요.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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