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사업합리화 진행 LGD '올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

  • 2023.01.27(금) 15:27

사업구조 고도화 통한 재무건전성 최우선

/그래픽=비즈니스워치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직격타를 맞으며 역대급 적자를 냈다. 2019년 1조원대 적자에 이어 작년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재무건전성 확보와 생산량 조정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하반기에는 업황 개선에 따른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내비쳤다.

수요 감소 직격타…2조원대 손실

27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3016억원, 영업손실 875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1% 감소한 수준이다.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면서 수요 부진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제품에서 B2B(기업 간 거래) 제품과 하이엔드 제품까지 확대된 탓이다. 그간 하이엔드 제품은 B2C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수요가 줄며 전체 판매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전 분기와 비교해 1164억원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2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역시 전 분기 -11.2%에서 -12%로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 분기 실적./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는 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 등 IT용 패널의 출하 감소 패널 가격 하락 영향에 더해, 재고 감축을 위해 강도 높은 생산 조정에 돌입한 여파다. 올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선 고강도 생산 조정이 필수적인 선택이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분기 지속되는 수요 부진에 대응하고 운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강도의 생산 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3분기 대비 약 1조6000원의 재고를 축소시킴으로써 올 상반기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며 "선제적인 재고 감축 활동으로 올 1분기 원가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부터 쌓아온 적자로 연간 영업손실은 2조850억원에 달한다. 연 매출은 26조15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 연간 실적./그래픽=비즈니스워치

'버티면 이긴다' 미래 준비에 집중

올해 역시 수요 회복을 예측하기 어렵고 작년과 같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사업조정'에 돌입한 모양새다.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재무 건전성 회복으로 더 먼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서두른 것은 경쟁력이 약화된 LCD(액정표시장치) TV 사업 축소다. 부진 사업으로 판정된 LCD TV 출구 전략을 가속화해 앞으로 발생할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LCD는 LG디스플레이의 전통적 주력 사업이었으나, 중국업체의 저가 물량공세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이에따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경기도 파주 P7 공장에서의 TV용 LCD를 생산을 중단했다. 또 중국 8세대 LCD TV 공장 또한 올 초부터 캐파(생산능력)의 50% 수준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향후 고객사와 합의된 물량에 대응하며 순차적으로 사업을 조정할 계획이다.

김 CFO는 "대형 사업 생산 조정으로 사업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어 이에 따른 비용 감소가 상당 부분 발생한다"며 "올 1분기 총 1조원의 비용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2분기부터 점진적 매출 확대와 적자 폭 감소가 시작돼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간 지속 추진하던 수주형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도 가속화한다. 수주형 사업은 고객과의 계약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투자와 물동, 가격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현재 전사 매출 중 수주형 사업의 비중은 30% 수준이며 올해 40% 초반, 내년 5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고객사가 애플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패널의 약 20% 수준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애플워치와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하반기 모바일 제품군 출하 증가가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태블릿 PC 등 중형 OLED(유기발광바이오드) 시장에서도 시장을 선점하고 수주형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투자도 필수 분야에만 집중한다. 김 CFO는 "올해 투자는 최소한의 경상 투자와 고객과 협의된 수주형 프로젝트 중심으로만 진행할 계획"이라며 "올해 캐팩스는 약 3조원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순손실 늘었지만 긍정적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미래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 회계 조정 작업도 거쳤다. 지난해 4분기 LG디스플레이의 당기순손실은 2조9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대형 올레드 사업 부문에서 약 1조3305억원을 손상처리한 결과다.

김 CFO는 "그동안 중대형 사업은 회계상 하나의 현금 창출 단위로 평가했으나 한계 사업인 LCD TV 부문의 단계적 철수로 지난해 4분기 대형 올레드 부분을 별도의 현금 창출 단위로 분리했다"며 "외부 별도 기관에서 자산 가치를 검토 및 평가해 대형 올레드 사업 부문에서 약 1조3000억원을 손상처리했고 이 결과가 작년 4분기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돼 당기순손실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현금 흐름과 관계없는 회계상 조정이다. 시장 가치를 낮게 조정해 향후 미래 사업의 성패에 대한 위험 부담을 낮췄다는 의미다. 재무제표 반영 후 미래 사업의 불확실성을 축소한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자사 올레드 패널의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처음 생각만큼 팔리면 그만큼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