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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지주사 전환 가시화···'배당확대 승부수' 통했다

  • 2023.03.22(수) 15:19

주총서 인적분할 안건 통과
연말 지주사 전환 목표 진행

이우현 OCI 부회장 /그래픽=비즈워치

OCI의 인적분할 안건이 정기주주총회 문턱을 넘었다. 인적분할이 확정됨에 따라 회사는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OCI홀딩스(가칭)’와 신설법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된다. 이번 인적분할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OCI는 올 연말경 지주사 전환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보다 높은 찬성률, 표결 건너뛰어 

OCI 기업분할 주요 일정 계획 /그래픽=비즈워치

OCI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본사에서 제49기 정기주총을 열고 기존 화학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주주들은 OCI홀딩스와 OCI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OCI홀딩스 69%, OCI 31%다. OCI홀딩스는 미래 성장전략과 투자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고, OCI는 화학 사업에 집중한다는 포석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 중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은 지주회사가 맡고,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은 신설 사업회사가 맡는다.

이날 주총에서 예상됐던 해당 안건 표결은 진행되지 않았다. 전날까지 진행된 전자투표에서 1071만7178주가 기업분할에 표를 던지며 찬성률이 79.8%에 달했기 때문이다.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총 결의는 상법 제530조의 3 제2항에 따라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을 충족해야만 가능한데, 남은 8만3201주가 현장에서 모두 반대하더라도 해당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OCI 지주회사 전환 후 지배구조 /그래픽=비즈워치

OCI 측은 향후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등으로 신설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주사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번 인적분할은 지주사 전환과 관련된 사전작업인 셈이다.

OCI는 △3월22일 주총 표결 △5월1일 분할 △5월29일 상장 △3분기 중 공개매수 통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연말께 지주사 체제 완성 등으로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분할 후 배당성향 30% 이상 추구할 것”

OCI 주주환원 정책 제안 /그래픽=비즈워치

인적분할 안건이 우여곡절 끝에 가결된 까닭은 최근 회사가 강조한 주주환원책 강화가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OCI는 지난 7일 지주회사의 투자 기능과 주주환원,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자본 활용 정책을 공개했다.

잉여 현금 흐름의 30%를 현금 배당하고, 지주사 전환 과정 종료 후 보유한 자사주를 연내 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게 골자다. 비경상적 이익이 발생하면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소각해 추가 주주환원도 실시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인적분할로 인한 배당 축소 가능성이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인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이날 주총장에서 이우현 부회장은 “분할 후 신설회사는 현재 지배회사가 채택 중인 배당정책(배당성향 별도 기준 30% 이상) 수준 이상의 배당을 추구할 것”이라며 “지주회사는 자회사 배당금 수익을 포함한 지주사의 영업이익에서 지분투자 등 투자활동 현금유출 등을 제외하고 남은 순현금흐름의 약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성·독자경영’ 기업분할 명분 통했다

화학부문을 분리해 각 사업의 전문성을 성장시키겠다는 회사 측 명분이 타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에 가려져 있던 기존 화학사업의 가치와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고, 사업간 분리를 통해 전문적인 의사 결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노릴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폴리실리콘이 주력 제품인 것은 맞지만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율은 20% 가량이며, 때문에 이 하나의 제품에 의해 주가가 지나치게 좌우되는 것이 리스크로 지적된 바 있다”면서 “당사가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자적 평가를 받는 것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소액주주들과 일부 의결권 자문사들 사이에선 ‘자사주 마법’을 통한 오너 지배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오너 3세인 이우현 부회장이 인적분할 후 신설 사업회사 지분을 존속법인인 OCI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지분을 늘릴 것이란 시각이었다.

현재 이 부회장은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5.43%)과 이복영 SGC그룹 회장(5.40%)에 이은 3대 주주로, 지분율은 5.0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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