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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밀린 ESS 시장…K배터리, 반격할까

  • 2023.05.25(목) 16:33

신재생에너지 장려 정책으로 ESS 수요↑
K배터리, ESS 시장 점유율 중국에 추월

/그래픽=비즈워치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 받으면서 에너지 저장장치(ESS)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ESS 분야에서 K배터리의 영향력은 높지 않다. 중국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용 배터리에 주력했던 국내 업체들은 늦었지만 ESS용 배터리 개발 속도를 높여 중국 업체들을 따라잡겠다는 생각이다. 

친환경에너지 힘주는 미국·EU

유럽연합(EU)은 올해들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친환경 에너지 지원책들을 발표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자 EU의 전기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리파워 EU(REPowerEU)'다. 리파워 EU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기존 목표인 40%에서 45%로 상향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 600GW를 설치하고, 새로 짓는 건물에 지붕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정부 올해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을 통해 신규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 구축 시 30%의 연방 세액 공제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풍력·태양광, 수소를 비롯해 전기화된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ESS시스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의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잉여 전력을 저장할 저장 장치인 ESS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ESS 시장은 전 세계적인 신재생 에너지 정책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1.1GWh(기가와트시) 정도에 불과했던 ESS 시장 규모는 연평균 42.8%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94.2GWh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시장 조사기관인 우드맥킨지 역시 전 세계 누적 ESS 설치량이 2021년 28GWh에서 2031년 1TWh(테라와트시)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SS 공략 나서는 K배터리

하지만 ESS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 정작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줄어들고 있다. SNE리서치가 발표한 지난해 글로벌 ESS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6.3%였던 국내 배터리 업체들(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의 점유율은 지난해 15.8%까지 하락했다. 순위도 2021년에는 삼성SDI가 2위, LG에너지솔루션이 3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엔 각각 5위와 4위로 떨어졌다. 

국내 업체들의 빈자리는 닝더스다이(CATL), BYD, EVE 등 중국 업체들이 차지했다. CATL이 점유율 43.4%로 1위를 차지했고, BYD(11.5%), EVE(7.8%)가 뒤를 이었다. SNE리서치는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ESS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업체들도 반격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선 ESS용 LFP 배터리 셀을 최초로 전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ESS 시장 연간 점유율 / 그래픽=비즈워치

아울러 3조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ESS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생산 규모는 16GWh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가 이곳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그간 전기차용 배터리에 집중했던 SK온 역시 미국에 ESS 생산시설 건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올해 초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현재 미국 지역과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ESS에 집중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차량 충전 사업용 및 선박용 ESS 시장 등도 개척할 예정"이라며 "향후 ESS 전용 라인 확보를 통해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증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활용해 에너지 밀도를 기존 대비 15% 높인 ESS 전용 셀을 올해 하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과도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큐셀이 삼성SDI와 협력해 개발한 태양광 발전용 ESS는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된 전기가 인버터를 통해 변환된다. 이후 바로 옆에 설치된 ESS에 저장되는 구조다. 이때 ESS 배터리 셀을 삼성SDI가 공급한다. 삼성SDI는 미국 가정용 태양광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한화큐셀과의 협력으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ESS는 전기차용 배터리에 비해 크기에 제약이 없어 더 많은 배터리 셀을 탑재할 수 있다"면서 "ESS 배터리가 앞으로 미래 수익성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발을 서두르고 점유율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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