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퍼스트 무버'로 불리는 현대자동차그룹과 HD현대 등 국내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국내 최대 규모 수소 산업 전시회인 'H2 MEET 2024'에서 각사가 가진 최신 수소 기술과 트렌드를 선보이고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한다는 목표다.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H2 MEET 2024'가 열렸다. 2020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한 H2 MEET은 올해 총 24개국 317개 업체가 참가했다.
현대차 "수소에 그룹사 역량 총결집"
행사에서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한 건 현대차그룹이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를 비롯,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계열사들과 함께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전 주기에 걸친 그룹의 수소 설루션 비전을 소개했다.
에너지 안보와 항만·공항 탈탄소화, 산업용 수소 애플리케이션·비즈니스, 수소 사회 등 총 4개 주제로 부스를 꾸몄고 각 부스마다 방문객 맞이가 한창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37톤 규모의 대형 수소전기트럭. 총 9개의 수소탱크를 탑재하고 2개의 수소전지와 전기 배터리를 단 이 트럭은 최대 적재 상태에서 1회 충전으로 720km까지 달릴 수 있다. 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에서 산소와 수소가 결합돼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순수한 물만 배출된다.
가상현실(VR) 기기로 현대로템의 수소 전기 트램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에서는 체험을 기다리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또 수소 전 생애주기를 보여주는 대형 디오라마(축소모형)를 통해 현대차가 그리는 수소 생태계 전시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브랜드 'HTWO'를 공개하며 수소의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전 주기에 걸친 수소 설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룹사뿐 아니라 해외 브랜드와도 협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그룹사 수소 애플리케이션 분야 역량을 모아 모빌리티와 에너지 분야에서 단단히 결집해야 한다"며 "글로벌 완성차 합종연횡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좁은 공간에도 '착착'… 쌓을 수 있는 발전기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차세대 동력원으로 주목받는 수소 엔진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부스 중심에는 대형 트럭 등에 탑재되는 11리터급 차량용 수소엔진(HX12)과 22리터급 발전용 수소엔진(HX22)을 활용한 발전 시스템이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20피트 컨테이너 크기의 분산형 수소발전 시스템은 차세대 발전 시스템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김용식 HD현대인프라코어 책임은 "이 시스템 1개로 500키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최소 250가구부터 최대 1000가구에 공급 가능한 양"이라며 "적재 가능한 컨테이너 형태로 사이즈를 규격화해 좁은 부지에서도 대규모 전력발전을 만들어낼 수 있고 수출에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개발하는 수소엔진은 기존 가스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노후화된 차량에도 개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해당 엔진이 탑재된 트럭을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해 2026년 초 출시할 계획이다. 또 2026년에는 11리터급 발전용 수소엔진 양산에 들어가며 이후 2027년까지 고출력 수소엔진을 개발해 대형 트럭이나 고출력 특수장비 등으로 적용 제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 '넷제로 2047' 목표
코오롱그룹도 주요 그룹사의 핵심 수소 기술을 전시했다. 코오롱은 수소연료전지차의 심장으로 여겨지는 연료전지의 수분제어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공급한 곳이다.
그룹 내에서 수소사업을 이끄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막전극접합체(PEM)와 고분자전해질막(MEA), 수분제어장치 등 수소 모빌리티 사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코오롱ENP는 소음기하우징, 히터하우징, 막가습기하우징, 이온필터하우징 등 수소차 부품소재를 선보였으며 코오롱스페이스웍스도 이번 전시에서 자체 개발한 탄소섬유 중간재 '토우프레그'와 수소연료탱크 제품을 공개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당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전해질 분리막 기술과 국내 1위의 풍력발전사업 인프라를 갖췄다"며 "이를 바탕으로 2047년까지 탄소배출 제로(0)인 '넷제로 2047'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