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기차와는 또 다른 결의 '전기 플래그십'이 등장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4톤이 넘는 거대한 체급에도 불구하고 조용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민첩하게 움직였다. 운전자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도 잊을 만큼 매끄러운 가속과 강풍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은 지금까지 경험한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사뭇 달랐다.
럭셔리 감성으로 채운 헤비급 SUV
지난 2일 기자는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파주 파평면 모처 카페까지 왕복 약 88km 구간을 시승했다.
처음 마주한 에스컬레이드 IQ는 한눈에 '풀사이즈'라는 사실을 실감케 할 만큼 존재감이 강했다. 전장(차 길이) 5715mm, 전폭(너비) 2055mm, 전고(높이) 1935mm,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 거리) 3460mm로 국내 출시 전기 SUV 중 가장 큰 체급이다.
미니버스를 연상시킬 만큼 거대한 크기지만 정제된 선과 패스트백 실루엣이 어우러져 묵직함보다는 세련된 인상을 준다. 전면부에 마련된 345리터 e-트렁크는 말 그대로 대형 수납공간이다. 실제로 열어보면 깊이와 폭이 상당해 키 작은 여성 두 명이 나란히 누울 법한 크기였다.
실내 역시 고급스러움 그 자체다.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르는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가 1열 공간을 압도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화면이 보이지 않아 주행 중 시선이 흐트러질 일도 없다.
좌석에 앉아보면 2억원대 후반에 육박하는 가격대의 위용을 보여주듯 손이 닿는 소재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마감돼 있었다.
차 천장에 시원하게 뻗은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는 탁 트인 개방감을 높여주는 요소다. 1열 마사지 시트는 본격적인 안마 기능까지는 아니지만 장거리 주행 내내 은근한 피로를 덜어주는 데 충분한 수준이다.
2열은 독립 캡틴 시트 구성으로 가족 단위 탑승자를 겨냥한 편의성이 돋보인다. 다만 공조를 포함한 대부분의 조작이 디스플레이 안쪽에 있어 자주 쓰는 기능은 물리 버튼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빠르고 조용할 줄이야
처음 주차장에서 차를 꺼낼 때는 워낙 큰 덩치에 긴장됐지만 곧바로 적응됐다. 제원이 주는 위압감과 달리 실제 움직임은 제법 민첩하다. 두터운 스티어링휠은 회전 후 손바닥으로 스르르 감겨 돌아오는 느낌이 은은하게 만족스러웠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이게 4.2톤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밟은 것 같지도 않은데 이미 속도가 올라 있다. 계기판을 보니 시속 90km 이상 달리고 있었을 정도로 가속 과정이 조용하고 매끄럽다.
승차감은 캐딜락답게 한없이 부드럽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에어 라이드 서스펜션이 요철·방지턱·고속 구간 모두를 매끄럽게 걸러냈다. 파주에서 일산으로 복귀하는 길에 도로 위 큰 구멍을 그대로 밟고 지나갔는데도 차 안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강풍이 부는 날씨에서도 실내는 고요했고 풍절음 역시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이번 모델의 핵심 변화 중 하나인 슈퍼크루즈는 기대 이상이었다. 가용 조건이 갖춰지면 계기판 아이콘과 스티어링휠 상단 라이트 바가 녹색으로 바뀌며 핸즈프리 주행이 활성화된다. 앞차가 느리면 시스템이 먼저 차선 변경을 시도하고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는 과정까지 매끄럽게 처리한다. 양손과 양발을 떼고도 주행해보니 주행 내내 똘똘하게 차선을 유지하고 차간 거리도 일정하게 유지했다. 처음엔 처음엔 괜한 불안감에 손이 자꾸 스티어링휠로 갔으나 운전자 개입 없이도 주행을 잘 이어가는 모습을 보니 익숙해지면 운전 피로도가 크게 줄 것 같다.
슈퍼크루즈 작동 중 운전자가 전방을 보지 않으면 시트 진동과 경고등으로 즉각 알려주는 안전 기능도 강점이다. 실제로 휴대폰으로 얼굴을 가리자 스티어링휠 라이트 바가 빨갛게 변했고 진동 시트가 바로 반응했다. 고속도로에서 간단한 식음 정도는 부담 없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기자가 운전한 44km 구간에서 확인한 전비는 3.3km/kWh. 사용된 전력은 약 13kWh로, 205kWh 배터리 대비 6% 안팎에 그친다. 에스컬레이드 IQ는 프리미엄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으며 판매 가격은 2억7757만원(개별소비세 3.5% 포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