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영환경을 가늠할 수 있는 재계 신년사를 꿰뚫는 공통 주제는 인공지능(AI)이었다. 거대한 시장과 무한한 기회(최태원 SK 회장), AI 경쟁력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박정원 두산 회장), AI 원천기술 보유해야 100년 영속(김승연 한화 회장) 등의 주문이 이어졌다. AI가 만든 거대한 변화에 적응하느냐 도태되느냐에 기업의 생존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
AI의 핵심 시장인 전자 회사는 올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주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판도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온 현실"이라며 "AI 시대는 이제 막이 오른 단계일 뿐이며 앞으로의 시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기회도 무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AI를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곽노정 대표이사는 "격변하는 AI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은 "최신 AI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반도체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반도체 전반에 적용해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HBM4는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은 "AX(AI Transformation)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생각과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며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과 사고까지 혁신해 업무 스피드와 생산성을 높이자"고 말했다.
엔비디아에 반도체 기판을 공급하는 두산의 박정원 회장은 "전사적 역량을 모아서 AX를 가속화하자"며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머지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터 분석은 AI, 해석은 임직원 몫"
AI를 통한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주문도 이어졌다.
류재철 LG전자 대표는 "AI 기술을 업무 영역에 적용해 고객경험을 차별화하고 업무 생산성과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AI를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전 구성원이 더 빠르고,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는 AI를 활용해 신속히 처리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자"며 올해 경영 방침 중 하나로 AI 기반 혁신 플랫폼 구축을 꼽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는 전 계열사가 AI 내재화된 경영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선제적 고객 대응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AI지만 시장을 해석하는 일은 임직원의 통찰력과 판단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지난 시간 동안 AI를 도구 삼아 수많은 새로운 시도를 이어왔고, 그 시도들은 점차 현장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문했다.
"현장 데이터, AI 기술과 결합"
방산과 제철, 화학업계 신년사에도 AI는 빠지지 않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쟁이 지역 블록화, 생산비 격차 등으로 더욱 치열해지고 저성장 및 잠재력 저하 등 시장의 허들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AI, 방산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좌우할 원천기술을 보유해야 경쟁을 뚫고 50년, 100년 영속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은 "기술이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AX를 비롯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적기 대응해야 한다"며 로봇 무인화 기술, AI를 통한 업무 환경 개선 등을 주문했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은 "오랜 기간 현장에서 축적해온 방대한 제조 데이터와 공정 노하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며, 이를 AI 기술과 결합해 빠른 시일 내에 내재화한다면 우리의 생산성과 제조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은 "AI·휴머노이드 등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오롱그룹은 올해를 관통하는 경영 메시지로 AI와 Excellence(탁월함)를 결합한 조어 'AXcellence 2026'를 선전했다. AI를 기반으로 역량을 키우고 성장을 가속화하자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