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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加잠수함 국가 총력전…'아직은 독일 우위' 판 바꾸려면

  • 2026.01.27(화) 16:38

정부 특사 캐나다 파견…민·관 '원 팀' 총출동
캐나다 가려운 곳 긁어주는 獨…'안정성' 강점
한화 '속도전'에 정의선도 지원…추가 투자 공세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국내 기업 수주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전에 참가한 한화오션 및 HD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한화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에 더해 정부까지 본격적인 지원사격에 나서면서다. 

지난 26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캐나다에 정부 특사단 자격으로 파견됐다. 특사단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도 함께 한다. 민·관이 나서 CPSP 수주를 위한 '원팀'을 구성한 셈이다. 

냉정하게 볼 때 아직은 경쟁자인 독일 컨소시엄의 우위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우리 민·관이 캐나다 측에 내미는 카드에 따라 판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도 세를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이면서도 다방면에서 투자안을 구체화하지 않을 경우 고배를 마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잠수함' 계약만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

캐나다는 지난 2024년 신형 잠수함 조달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최대 12척의 잠수함을 신규 수주하는 것을 기반으로 계약 규모만 약 20조원에 달한다. 이후 30년간 유지·보수·정비(MRO) 등 까지 고려하면 총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까지 커진다. 이는 근 10년간 글로벌 방산업계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메가톤급 프로젝트다.

이후 여러 나라의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수주전에 뛰어들었고 캐나다는 지난해 8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컨소시엄과 독일의 TKMS(ThyssenKrupp Marine Systems) 두 곳으로 후보군을 좁혔다. 캐나다는 오는 6월 전후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CPSP는 단순 '방산' 프로젝트로만 보기 어렵다. 캐나다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를 캐나다 전반에 걸친 산업 육성 패키지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이번 프로젝트의 배점에 명확히 드러난다. 배점 항목을 보면 성능평가비중 20%, MRO 50% 산업기술혜택·고용창출·방산 공급망 통합 등 경제적 요인이 15% 등으로 구성됐다. 고성능의 잠수함을 만들어 팔고 이를 운용할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능력에 더해 이로 인한 산업 파급효과까지를 제시하라는 얘기다.

규모도 규모인데다가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라는 점 때문에 우리나라와 독일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에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정관 장관이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한 것도 같은 연장선 상이다. 독일 역시 우리나라보다 앞서 지난해 10월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부 장관이 캐나다에 방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규모가 큰 프로젝트인 데다가 캐나다와 다각도 산업 협력의 장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 국가간의 경쟁으로도 확대된 측면이 있다"라며 "캐나다가 이번 프로젝트에 현지화 비중을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기는 했지만 수주 국가의 고용과 핵심 부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등 긍정적인 파급효과 규모도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강훈식 비서실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경제효과는 약 40조원과 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은 독일이 '우위'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CPSP 수주를 위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아직은 독일과 TKMS가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먼저 캐나다가 CPSP를 고려하면서 잠수함의 유지·보수·정비에 배점을 절반에 달할 만큼 매우 높게 책정했다는 점에서 독일에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그간 운용하던 캐나다의 빅토리아급 잠수함이 '오펀클래스(Orphan Class)'로 분류될 만큼 골칫거리였기 때문이다. '오펀클래스'는 부품 조달, 수리, 유지보수 등에서 협력이 어렵고 독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긴다. 한번 고장나면 정비비용이 높은데다 시간마저 길게 잡아먹어 최종적으로는 운용 가능한 잠수함의 숫자가 줄어드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캐나다는 이번에 새롭게 잠수함을 마련하면서 30년 이상 부품 조달, 정비, 기술 지원 등을 약속받아 이러한 골칫거리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독일의 강점이 빛난다. TKMS가 이탈리아(212A 타입) 및 노르웨이(212CD 타입)와 잠수함 체계를 개발해온 전력이 있고 일부 타입을 유럽, 중남미 등 여러 국가에 잠수함을 공급해온 만큼 MRO를 위한 기반은 확실히 마련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 이는 CPSP 추진의 근본적인 이유인 '오펀클래스' 회피 근거가 되고 그만큼 강점이라는 거다. 

한화오션 역시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등에 잠수함을 납품한 전력이 있지만 TKMS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 현지 정비 기업인 밥콕(Babcock)과 파트너십을 맺어 현지 신뢰와 현지화라는 프리미엄이 있기는 하지만 새 잠수함, 즉 새로운 플랫폼이 들어오는 만큼 절대적인 우위를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판' 뒤집기 위한 카드는 

결국 우리나라가 독일 우위의 현 판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잠수함 납기일과 캐나다 내 경제적 파급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세부 계획 등이 구체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2035년 첫 신규 잠수함을 인도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빅토리아급 잠수함이 2030년 중반에는 퇴역할 예정이어서 이보다 늦을 경우 전력 공백을 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약속한 성능의 잠수함을 하루라도 빨리 인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면 캐나다의 전력 교체 시기를 앞당기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오션은 이에 오는 2032년 첫번째 함 인도, 2035년 네번째 함까지 인도하는 속도감 있는 방침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TKMS는 그간 대규모 수주를 연이어 성공해온 만큼 생산 병목으로 인해 납기일을 당기는 것이 힘들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캐나다 내 생산 및 조립에 방점이 찍히겠지만 단기적 측면인 즉시 전력교체에서는 국내 컨소시엄의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캐나다 내 경제적 파급효과를 얼마나 이끌어낼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여부에 방점이 찍힌다. 단순 '금액' 뿐만 아니라 얼마나 구체적이면서 얼마나 구속력이 강한 투자 정책을 내놓느냐다. 

우리나라와 독일은 각자 상이한 부분에 대한 투자를 조율하는 모습이다. 한국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나서 캐나다를 방문, 수소 기술 이전을 논의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캐나다 경제 파급효과 맥락에서 진행됐다. HD현대가 조선 및 에너지분야에서 캐나다와 수조원 규모의 협력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독일은 정부 차원에서 캐나다에 희토류 등 전략광물, 인공지능, 배터리 등에 대한 투자 및 협력이라는 패키지 투자 방안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통상 관계자는 "캐나다는 우리나라엔 자동차, 조선업 등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안을 요구하고 독일에게는 인공지능, 배터리 설비 투자 및 유럽 내 공급망 구축 등을 요구하는 모양새"라며 "각자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 계획안이 발표된 이후 캐나다가 유불리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잠수함 성능과 MRO에 대한 격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양 국가 모두 관련된 기업과 정부가 총출동 한 상황에서 캐나다 정부 등을 만족시킬 투자 방안이 제시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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