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 초반부터 제기됐던 '중국 자본 투자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M&A를 위해 가동한 펀드에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자금이 투입된 사실이 다시 조명받으면서다. 국가기간산업 공급망 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가운데 MBK는 낮은 출자비중과 함께 경영권 확보가 아닌 거버넌스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며 재차 반박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IC는 MBK 6호 펀드에 약 4000억~5000억원을 출자한 핵심 유한책임사원(LP)중 하나로 해당 펀드 약정액의 약 5%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MBK는 지난 2024년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당시 조달한 브릿지론 일부를 펀드 캐피탈콜 자금으로 상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국내 기관 출자가 소극적인 상황에서 CIC 등 해외 유한책임조합원(LP) 비중이 커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CIC는 과거 자회사를 통해 캐나다 광산기업 텍리소스(Teck Resource)에 15억 달러를 출자해 지분 1억주를 취득한 바 있다. 2017년 지분 일부를 처분했으나 현재도 2700만주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텍리소스는 고려아연이 원료를 공급받는 주요 아연 정광 조달처 중 하나다. 이에 업계에서는 CIC가 텍리소스와 MBK를 통해 글로벌 핵심광물 밸류체인 전반에 우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과 학계에서도 안보 리스크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고려아연이 중국계 자본과 관련된 사모펀드에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중국 자본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학계에서는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사모펀드의 특성상 향후 고려아연의 중국계 기업 매각 가능성을 경고했다.
최근 관련 지적이 다시 나오자 MBK 측은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CIC 출자 비중은 MBK 6호 펀드 전체 약정의 5%에 불과하며 나머지 95%는 각국 연기금 및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는 입장이다. 또 "CIC는 MBK뿐 아니라 블랙스톤, 칼라일, KKR 등 글로벌 최상위 PE들의 펀드에 출자해 온 글로벌 기관투자자"라며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가 '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MBK 관계자는 "거버넌스 실패 문제와 여러 리스크에 대한 시장 우려를 다른 쟁점으로 전환하려는 논점 흐리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출자자 지분을 근거로 펀드 전체 성격을 특정 국가와 연결 짓는 것은 시장 판단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려는 시도"라며 "이러한 논리라면 해외 기관투자자가 주주로 참여한 국내 상장사 역시 모두 안보 논란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해 일각에선 과거 CIC 투자와 고려아연 투자는 파급력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려아연의 경우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의 '경영권'과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CIC가 국내 다수 기업에 투자하긴 했지만 경영권과 직접 관련된 사례인 고려아연과는 다른 면이 있다"며 "고려아연 정기주총 주요 이슈 중 하나가 '국가 기간산업의 영속성'과 '거버넌스 선진화'인 것을 고려하면 주주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