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수장 공백을 끝내고 다시 궤도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특히 수장 공백 해소 과정에서 발생한 노조와의 갈등 역시 봉합하며 더 높이 날아오를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KAI는 18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종출 사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이사회를 거쳐 선임 절차를 마무리 한 이후 19일 취임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KAI 대표의 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순조로운 이륙 이끈 김종출 내정자
새롭게 KAI를 이끌게 된 김종출 내정자는 군·관을 두루 거친 방산통이다. 공군사관학교 31기로 2006년 중령 예편 이후 방위사업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방위사업청에서는 방산수출지원팀장, 전략기획단 부단장, 사업운영관리팀장, 기획조정관, 무인기사업부장 등을 지내며 방산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왔다.
KAI 수장공백은 강구영 전 사장이 정권교체 후 자리에서 내려온 후 장기화했다. 방산산업이 초호황기에 접어들면서 빠르게 수장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왔지만 김 내정자 지목 후 KAI 내부에서는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KAI 노조는 김 내정자의 '군' 출신을 문제삼았다.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또다시 군 출신 인사가 내려오면서 '코드 인사' 혹은 '낙하산 인사'의 전형을 이어나가게 됐다는 우려였다.
이날 김 내정자가 별탈 없이 수장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된건 다름아닌 김 내정자가 직접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내정 직후 노조와의 만남을 추진, 노조 측의 질문과 요구사항을 전달받고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노조는 △과도한 태스크포스 조직 정리 △사업부제 폐지 후 본부제 전환 △퇴직 임원 과도 처우 축소 △관리자 면직 기준 재정립 △역할 없는 자회사 구조조정 등을 요구했고 김 내정자가 취임 이후 즉각적인 조직개편에 나서겠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된다.
방산업계에서는 노조가 KAI를 향한 외풍을 줄여주고 조직 미래를 위한 조직개편 등을 요구했고 김 내정자가 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 긍정적인 결과를 낸 것으로 평가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거부하는 인사의 경우 출근 저지 등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김 내정자가 노조 요구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이 화합을 이끌어 낸 계기가 됐다"라며 "수장공백 장기화라는 불확실성을 매우면서도 조직의 화합을 이끈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KAI, 이제는 KF21 띄울 차례
김 내정자는 당장 KF-21을 안정적으로 이륙시켜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됐다. KAI는 오는 25일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양산 1호기를 출고할 예정이다. 전투기 국산화라는 국내 방산산업의 오랜 과제를 완수하는 뜻깊은 결과다.
안정적인 양산 체계와 함께 KF-21의 수출길을 여는 것이 급선무다. 오랜기간 KAI가 KF-21 개발을 주도해 왔고 국내에서 연이어 성공적인 시범 비행 등에 성공하긴 했지만 아직 대외적인 운용 신뢰도를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다.
올 초 KAI는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양산 및 수출 확대 대응을 위한 체력을 비축했다. 하지만 워낙 사업 규모가 크다보니 추가 단기 차입금 증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투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KF-21 개발 과정에서 잡음이 났던 인도네시아와의 관계 재정립도 주요 과제다. KF-21은 인도네시아와 공동개발을 해 왔는데, 인도네시아가 분담금 축소를 요구하면서 애초 계약이 수정됐다.
수정된 계약은 인도네시아 분담금이 줄어들고 도입 물량을 48대에서 16대로 줄어드는 게 핵심인데, 이 16대에 대한 실제 구매계약의 구속력이 완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 측에서 '기술'만 원하는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내비치면서 KF-21의 1호 수출국에 대한 보증이 희미해지고 있는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중동 지역 등에서도 KF-21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첫 수출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인도네시와의 확실한 계약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김 내정자에게는 주요 과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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