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인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동조합이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는 입장을 냈다. 노란봉투법 도입 등으로 노사 관계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노조의 목소리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국민연금이 이번 정기주회에서 한발 물러서며 외국인과 소액 주주들이 캐스팅 보트를 쥔 가운데, 이들이 노사 관계 중요성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0일 제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MBK·영풍 연합을 '약탈적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앞서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 사례를 통해 MBK 측이 자산 환수에 집중해 본원 경쟁력을 잃게 될 거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투쟁을 이어오고 있지만 MBK는 자산을 팔아치우고 알짜 매장을 폐점시키며 오로지 자산 환수에만 혈안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MBK 체제 아래에서 홈플러스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된 약 1년 간 3500명의 인력이 감축됐고 19개 점포가 폐점된 바 있다.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쥐게 되면 또 다시 '자산환수'에만 집중, 구조조정에 열중해 고려아연이 제련업 본원의 경쟁력을 잃게 될 거라는 우려를 나타낸 거다.
제련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노란봉투법 등의 도입으로 국내 전 산업권에서 노사간의 관계가 기업 거버넌스, 지속가능 경영 역량 등 영향력이 커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노조 측이 현 고려아연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것이 이번 주주총회의 표심을 가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고려아연 주총에서는 지분 4.51%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일부 주주총회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소액주주와 외국인 주주 표심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의 이탈로 소액주주와 외국인 주주가 어느 쪽에 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갈릴 수 있는데, 노사 안정성과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평가가 이들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한편 고려아연은 오는 2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 이후 고려아연 이사회의 구성이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