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이 향후 5년간 주요 상장 계열사의 순수익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친화 정책에 투입한다. 최근 국내 증시 호황기에도 견고한 실적 대비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당하면서 그룹 전반의 만성적 저평가 국면을 정면으로 타개하겠다는 의지다.
올해부터 근로자 대표를 이사회 경영 파트너로 참여시키는 혁신적인 거버넌스(지배구조) 제도를 전격 도입해 유기적으로 가동 중인 점도 투명경영 일환으로 강조했다.
"실적 좋은데"…냉담한 증시 반응에 초강수
9일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 T아트홀에서 열린 '기업가치 정상화 및 미래전략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상장사 6개사의 이익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공언했다.
곽재선 회장은 "시장 저평가를 방지하고 우리 가치를 어필하기 위해 새로운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 KG그룹은 향후 5년간 회사의 순수익의 50%를 주주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상장사는 KG케미칼, KG에코솔루션, KG스틸, KG모빌리티, KG이니시스, KG파이낸셜이다.
이 같은 파격 제안은 실적 호조에도 시장에서 외면받아 온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취지다. 곽 회장은 "주가 저평가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며 "일부에서 상속을 위해 주가를 누르고 있다고 보는데 자녀들을 위해서 그렇게까지 희생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특히 신차 개발 등 대규모 설비 투자 자금 수요가 많은 KG모빌리티까지 주주환원 대상에 일괄 포함한 점이 주목받았다. 곽 회장은 "KG모빌리티는 한 푼이라도 더 투자를 해야 하는 곳이라 제외해야 할지 한 달 이상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KG모빌리티 주주라는 이유로 다른 계열사의 투자 소요 때문에 배당을 5년씩이나 기다려야 할 이유는 없다"며 "흑자가 나서 이익을 환원하는 것인 만큼 주주환원으로 회사가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이 같은 결심을 내렸다"고 소신을 밝혔다.
실제로 이들 상장 계열사들은 지난해 일제히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핵심 계열사인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3036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0.2%, 2423% 성장했다.
KG케미칼도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KG에코솔루션이 1913억원의 영업이익을 확보했으며 KG스틸은 전년보다 18.3% 증가한 1785억원, KG이니시스는 61.6% 늘어난 986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올렸다.
대립 대신 재원 공유…케이카 파업 우려 일축
이날 KG그룹은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초 전격적으로 도입해 가동 중인 참여이사 제도도 가치 제고의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참여이사 제도란 노조위원장이나 직장협의회 회장 등 근로자 대표가 직접 이사회에 배석해 경영 현안을 투명하게 논의하는 시스템이다.
곽 회장은 "기업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되고 있는가, 또 얼마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고 있는가 이 두 가지가 평가돼야 한다"며 "금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참여이사제야말로 투명 경영의 첫 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같은 노사 상생 기조 강조는 최근 파업을 예고한 인수 대상 기업 케이카(K Car)의 노사 리스크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곽 회장은 케이카 노조의 파업 예고와 관련해 "결론적으로 경영상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노사 갈등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임금 협상은 단순히 사측이 주고 노조가 받는 대립적 논쟁이 아니라 기업의 재원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쓸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직원들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의논한다면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케이카 직원들을 만나 충분한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들어봤다"며 "현장 직원들 역시 KG그룹의 일원으로 합류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케이카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거쳐 이달 말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KG그룹은 향후 정기적인 IR 활동과 시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경영성과를 투명하게 공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