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솔루션이 최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상증자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계획의 절반 수준인 1조1713억원 규모인데요. 김동관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오너가가 구주주 청약에 나섰지만 당장 고질적인 재무 부담을 덜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증 자금 중 빚을 갚는 데 쓰이는 금액이 당초 계획보다 1조2000억원 이상 줄어들면서 연내 순차입금을 9조원대로 낮추려던 재무 관리 목표 달성에 노란불이 켜졌기 때문인데요. 자본 확충을 통한 일시적 채무 상환이 가로막힌 만큼 미국 현지 보조금과 본업 실적으로 막대한 차입금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메워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른 모습입니다.
쪼그라든 유증에 숨 가빠진 '빚 다이어트'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3일 최대주주인 ㈜한화와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구주주 청약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최대주주인 ㈜한화가 3964억원을 투입하고 김 수석부회장 역시 약 5억원의 자금을 들여 2만3153주를 청약하기로 결정한 건데요.
앞서 회사는 당국 제재와 주주 반발을 고려해 당초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진하던 유상증자 발행 금액을 절반 수준인 1조1713억원으로 최종 확정했죠.
조달 자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한화솔루션의 재무 구조 개선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당초 회사는 조달 자금 중 1조4899억원을 고금리 채무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유증 확정으로 실제 빚을 갚는 데 들어가는 돈은 2636억원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나머지 자금은 미국 조지아주 솔라 허브 시설 투자와 탑콘·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셀 연구개발(R&D)에 나눠 투입됩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12조8986억원, 부채비율은 184%에 달합니다. 회사 측은 대규모 유증을 통해 연내 부채비율을 150% 미만으로 낮추고 순차입금을 9조원대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었는데요.
문제는 유증을 통한 직접 상환 규모가 기존 계획의 6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는 점입니다. 기존 목표대로라면 하반기 중 약 3조8000억원에 달하는 순차입금을 본업에서 번 돈과 미국 현지 생산 보조금으로 메워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셈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실적이 확실한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5826억원 영업이익 3065억원을 기록하며 주요 사업 전 부문에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는데요. 모듈 판매가격 상승과 더불어 3분기부터 미국 카터스빌 공장의 태양광 전체 밸류체인이 본격 가동되는 만큼 당분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유상증자 발행 규모가 축소됐으나 연내 재무 목표 가이던스에 변동은 없다"며 "자산 매각을 비롯한 자구안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며 실적 회복을 통해서도 재무 개선에 일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원투수 된 美 보조금
이처럼 팍팍해진 재무적 유동성 압박을 해소할 열쇠는 미국 현지 태양광 공장의 실적 창출력입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달부터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생산능력 3.3GW)에서 잉곳·웨이퍼·셀 상업생산을 시작하며 북미 유일의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완수했습니다.
공장 가동과 맞물려 하반기부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도 본격적으로 장부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AMPC는 미국 현지에서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고 팔 때마다 정부가 와트(W)당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직접 환급해 주는 보조금 제도인데요. 카터스빌 공장이 본격 양산에 돌입함에 따라 한화솔루션이 챙기게 될 AMPC 규모는 연간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외부 정책 환경도 우호적입니다.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발표를 이달 중 계획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중국산 폴리실리콘이나 소재를 사용한 저가 덤핑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가 강화되면 북미 현지에서 직접 생산 체계를 갖춘 한화솔루션이 상당한 반사이익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매년 차곡차곡 유입되는 보조금과 영업이익은 당장 일시금으로 빚을 덜어내는 자본 확충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대규모 차입금에 따른 이자 비용이 매달 발생하는 상황에서 유증 규모 축소로 반감된 재무 개선 효과를 미국 보조금과 실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입증해내느냐가 향후 재무 리스크 해소와 경영 안정화의 핵심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