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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 3사 흑자에도 온도차…"하반기 LFP가 가른다"

  • 2026.08.11(화) 06:50

엘앤에프 흑자전환·포스코퓨처엠 수익성 회복
에코프로비엠 나홀로 역성장…EV 부진 여파
AI발 ESS 급성장…LFP 양극재 '새 승부처'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양극재 3사가 올해 2분기 나란히 흑자를 냈지만 실적 회복 속도는 엇갈렸다. 엘앤에프는 하이니켈 양극재 출하 확대에 힘입어 흑자 전환했고 포스코퓨처엠도 배터리 소재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북미·유럽의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하반기 이후 실적을 가를 변수로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가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다.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은 잇따라 수주를 확보하며 LFP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비해 하이니켈 삼원계가 주력인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생산 확대 및 원재료 공급망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길어지면서 업체별 돌파구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2Q 나란히 흑자…개선 폭은 희비

11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올해 2분기 매출 8850억원, 영업이익 2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2% 늘었고 1212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도 -23.3%에서 2.4%로 개선됐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하이니켈 양극재다. 울트라 하이니켈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과 북미 신규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용 양극재 판매 확대에 힘입어 출하량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테슬라 등에 공급되는 4680 원통형 배터리 관련 수요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매출 6795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8%, 3351.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0.1%에서 3.9%로 높아졌다. 지난해 낮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컸지만 배터리 소재 사업도 회복세를 보였다.

배터리 소재 부문은 매출 3279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양극재는 일부 제품 판매 감소에도 재고평가 효과에 힘입어 흑자를 유지했다. 음극재 역시 판매량 회복에 따른 공장 가동률 상승과 고정비 절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콜타르와 조경유 등 화성 제품 가격 상승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상승, 대체재 성격을 지닌 화성 제품의 판매 여건도 좋아졌다.

에코프로비엠도 흑자를 유지했지만 외형과 수익성은 모두 후퇴했다. 2분기 매출은 5767억원,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 63.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6.3%에서 3.1%로 낮아졌다.

북미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전기차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던 영향이 컸다. 주요 고객사의 배터리 판매가 부진하면서 전기차용 양극재 출하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가운데 유럽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다만 전동공구와 전기자전거 등에 쓰이는 파워 애플리케이션 매출이 전분기보다 28% 늘면서 전기차용 소재 판매 감소를 일부 상쇄했다. 메탈 가격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평균판매가격(ASP)도 전분기보다 5% 올랐다.

양극재 주요 3사 2분기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LFP 치고 나간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도 추격

업계의 관심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새로운 수요처로 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사이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ESS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주력해 온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양극재에 이어 LFP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수명이 길어 ESS에 적합하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소재 견제가 강화되면서 비(非)중국 공급망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국내 업체에는 기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북미 ESS 시장 규모는 75.9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보다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출하량은 1.8GWh에서 10.3GWh로 급증, 삼성SDI도 4GWh에서 4.7GWh로 늘었다. 배터리 업체들의 ESS 사업 확대가 소재 업체들의 LFP 양극재 수요로 이어지는 구조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엘앤에프다. 회사는 이미 복수의 고객사에 LFP 양극재 시생산품을 출하하고 평가와 생산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3분기 말 연산 3만톤 규모로 본격 양산에 들어간 뒤 2027년 상반기까지 생산능력을 6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주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지난 3월 삼성SDI와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고 지난달에는 미국 배터리 기술 기업 코어셸 테크놀로지와도 중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엘앤에프는 올해 LFP 출하량이 당초 계획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2027년에는 연간 5만톤 이상을 출하한다는 목표다.

기존 하이니켈 사업도 확대한다. 북미 신규 고객사에 46파이 배터리용 제품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단결정 하이니켈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해 NCM과 LFP를 양대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류승헌 엘앤에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단결정 하이니켈 신규 프로젝트와 북미 ESS용 LFP 공급이 본격화되는 만큼 NCM과 LFP를 양축으로 한 투트랙 성장 기반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와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9만톤 이상의 LFP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회사가 LFP 양극재 장기 공급 물량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사는 세부 조건을 확정해 3분기 중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고객사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는 삼성SDI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포항 양극재 공장의 하이니켈 생산라인 일부를 LFP용으로 전환했다. 현재 시제품에 대한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 초도 물량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규 생산기지도 구축하고 있다. 피노·CNGR과 합작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통해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7년 양산이 목표다. 다른 대형 고객사들과도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 수주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원계 힘주는 에코프로…"LFP 대응 속도 변수"

에코프로비엠은 당분간 기존 강점인 하이니켈 삼원계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상대적으로 더 무게를 둔다. 하반기 헝가리 공장 양산을 본격화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신규 프로젝트에 대응하고 기존 고객사 공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원가 경쟁력도 강화한다. 내년부터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BNSI 지분 39%를 인수해 핵심 원재료인 니켈 공급망을 확보한다. 원재료 단계부터 밸류체인을 구축해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 원가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BNSI는 내년 2분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으로 관련 실적도 내년부터 연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LFP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충북 오창공장에 연산 4000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고객사들과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미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고 양산을 앞둔 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과 비교하면 사업화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LFP 대응 속도가 향후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ESS 시장이 LFP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삼원계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어 매출 확대에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선 3사의 2분기 실적만으로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고평가 효과와 메탈 가격 변동 등 외부 요인이 실적에 일부 반영된 데다 북미·유럽 전기차 수요도 아직 뚜렷하게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결국 하반기 이후 성적표는 전기차 시장의 회복 속도와 ESS용 LFP 시장 선점 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으로 비중국산 LFP 소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고객사 물량 확대와 공장 가동률 상승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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