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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日키옥시아 최대주주로…낸드 지형 바뀌나

  • 2026.08.11(화) 15:42

도시바 지분 매각에 베인 SPC2 최대주주 등극
SK하이닉스, SPC2 의결권 전환 가능한 CB 보유
SK·키옥시아 낸드 점유율 31.5%…삼성과 0.1%p차
당장 경영 참여는 어려워…경쟁당국 승인도 변수

생성형 AI(ChatGPT)로 제작한 이미지

SK하이닉스가 추가 투자 없이 일본 키옥시아의 사실상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섰다. 키옥시아의 옛 모회사인 도시바가 지분을 잇달아 처분, SK하이닉스가 투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받았다. 당장 키옥시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낸드 시장 2·3위인 두 회사의 관계가 한층 밀접해지면서 향후 시장 재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추가 투자 없이 최대주주 '자리바꿈'

11일 일본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지난 3일 기준 최대주주가 도시바에서 베인캐피털 산하 SPC인 'BCPE 판게이아 케이만2(이하 SPC2)'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도시바가 키옥시아 지분을 추가 매각한 데 따른 것이다. 도시바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장내에서 키옥시아 주식 543만6000주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15%대에서 14.12%로 낮아졌다. 반면 SPC2는 키옥시아 주식 7740만주를 그대로 보유하면서 지분율 14.19%로 도시바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SPC2는 SK하이닉스가 투자한 법인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컨소시엄을 통해 당시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 인수에 3950억엔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SPC2의 의결권을 사실상 전부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취득했다.

SK하이닉스가 추가 투자 없이 사실상 최대주주 위치에 오른 것은 기존 주주들이 잇달아 지분을 처분했기 때문이다. 베인캐피털이 키옥시아 지분을 나눠 보유했던 4개 SPC 가운데 SPC2를 제외한 세 곳은 지난 6월 중순까지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도시바도 지분을 꾸준히 줄이면서 SPC2가 자연스럽게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도시바는 지난해 말 키옥시아 기업공개(IPO) 당시 약 40%의 지분을 보유했지만 이후 빠르게 비중을 낮춰왔다. 지분율은 지난 3월 말 18.52%에서 5월 16.10%, 지난달 중순 15.10%를 거쳐 이달 초 14.12%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도시바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성장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키옥시아 지분을 현금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도시바는 2026년 3월기 결산에서 키옥시아 지분 매각과 평가이익으로 2조2800억엔의 영업외이익을 반영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7배 늘어난 1조9700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8회계연도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남은 지분을 추가로 처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 턱밑까지?…하이닉스가 쥔 '낸드 카드'

다만 이번 최대주주 변경이 곧바로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경영 참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한 것은 SPC2의 CB로, 키옥시아에 직접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없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의결권을 확보하려면 한국과 일본 등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 인수 당시에도 키옥시아의 동의 없이 2028년까지 의결권 지분을 15% 넘게 보유하지 않기로 약정했다. 두 회사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고 있다는 점도 실제 의결권 행사에는 제약 요인이다.

키옥시아 역시 SK하이닉스의 잠재적 영향력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6월 연차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SPC2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는 CB를 보유한 점을 '잠재적인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위험 요인'으로 명시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일반 주주와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구조 변화가 글로벌 낸드 시장 재편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전략적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매출 기준 1598억달러 규모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낸드플래시는 634억달러로 D램(916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낸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가 뒤를 잇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31.6%로 1위,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는 각각 17.6%, 13.9%로 2·3위다.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31.5%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불과 0.1%포인트다.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을 계승한 주요 업체다. SK하이닉스도 자체 낸드 사업에 더해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한 솔리다임을 거느리고 있다. 당장 경영권 변화로 이어지기는 어렵지만 향후 낸드 시장 재편 과정에서 키옥시아 지분이 SK하이닉스의 전략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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