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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tory]가치주 펀드의 진화

  • 2014.07.02(수) 14:48

가치주 펀드를 둘러싼 운용업계의 고민
삼성운용 `M&A 가치` 접목..새바람불까?

요즘 펀드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유망펀드 중 하나는 바로 가치주에 투자하는 밸류(Value) 펀드입니다. 가치주는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주식을 말하는데요. 한동안 성장주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최근엔 가치주 투자가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코스피가 수년째 박스권에 갇히는 등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신영과 한투로 대변되는 가치주 장기수익률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가치주의 진가가 제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자산운용사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1,2,3위에 이름을 올린 운용사들은 모두 가치주 펀드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였습니다. 특히 저금리 저성장 시대와 함께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로 돈이 몰리면서 가치주 펀드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사실 가치주는 진작부터 투자 대가들이 선호하는 투자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워런 버핏은 물론 피터 린치, 존 템플턴 등 내로라하는 투자 명인들은 가치투자에 입각해 종목을 선정하고 성공을 맛봤죠. 국내 증시가 활황이었을 당시에도 투자의 정석으로 가치투자가 계속 언급된 걸 기억하실 겁니다. 짧은 기간 안에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성장주가 더 선호되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이 완전히 뒤바뀐 셈입니다.

 

가치주와 함께 배당주도 최근 새삼 주목받는 트렌드 중 하나인데요. 이 역시 현금이 많아 배당 여력이 큰 우량기업에 집중하는 만큼 가치주와 공통분모를 일부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가치주 펀드가 부각되면서 쏠림현상 또한 심했습니다. 가치주 펀드 자체로 돈이 집중된 것은 물론 특정 운용사들의 펀드 가입만 계속 늘어나면서 고민 아닌 고민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롱숏펀드 역시 비슷한 펀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한정된 시장에서 포트폴리오를 새로이 구성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나 나왔습니다. 가치주 역시 예외일 수 없죠. 

 

가치주 펀드는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현재의 가치에 집중하며 저 PER(주가수익비율),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주식을 주로 담았지만, 이제는 미래의 성장성도 감안합니다. 가치주이면서 성장주인 기업들에도 눈을 넓히고 있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2일 자산운용사 상위권에 속하는 삼성자산운용이 색다른 개념의 가치주 펀드인 밸류 플러스를 내놨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바로 기업 인수합병(M&A)과 가치가 접목된 것인데요.

 

자산가치대비 저평가된 주식과 함께 M&A 밸류 대비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M&A하면 대개 공격적인 이미지가 떠오르고 기업이 몸집을 불리는 과정은 성장주 개념으로 비칠 수 있는데요. M&A기업의 가치 대비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것에 주목한 투자입니다.

 

삼성운용은 M&A 가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먼저 과거엔 주식시장 주도주가 산업재였다면 2010년 이후에는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주목받고 M&A 등으로 자본구조가 바뀌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저성장 국면으로 인해 기업들의 매출이나 이익 성장률이 둔화되고 현금보유액은 사상최고수준에 달하고 있는데요. 이 돈을 M&A에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M&A 시장은 거래규모와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정부도 M&A 시장을 키우기 위해 사모투자펀드(PEF) 육성에 팔을 걷어부친 상태입니다.

 

삼성운용의 M&A 가치주 판단의 공식은 단순합니다. M&A 기업들의 주가와 실제 가치간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이것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주식을 사는 것입니다. 특히 M&A가 이뤄진 후에 투자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후행적일 수 있고 추종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대신 투자대상 선정 과정에서 삼성운용만의 리서치 능력이 시너지를 내고 M&A 자문과 밸류 가치 전문가인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대해서도 삼성운용은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M&A 발생 후 6개월 이상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정량적인 분석 또한 요구됩니다.

 

삼성운용은 기존 가치주 펀드와의 차별점도 강조했습니다. M&A 가치에 투자하는 펀드는 최초인데다 기존 가치주 펀드가 3~5년 장기 투자를 통해 계단식 상승의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면 M&A 가치투자는 투자기간이 1년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짧다고 합니다. 그만큼 회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기존에 이미 양호한 수익률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삼성 중소형 포커스 펀드보다 더 회전율이 높다고 하네요.

 

일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습니다. 최근 워낙 가치주 펀드가 대세이다보니 아직까지 변변한 가치주 펀드라인을 갖추지 못한 삼성운용이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가치주 명칭을 가져다 붙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M&A 펀드라고 해도 될 것을 굳이 밸류라는 단어를 넣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운용은 넓은 가치투자 개념에서 M&A 기업들의 자산가치와 주가 사이의 괴리가 크고 이를 통해 수익추구가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가치주 펀드는 특정 중소형 운용사들이 주력해왔습니다. 삼성운용 역시 가치주 펀드가 있었지만 설정액이 크지 않았고 회사 차원에서도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가치주 펀드가 계속 인기를 끌 수밖에 없는 향후 여건을 감안하면 고민이 상당히 컸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삼성의 시도는 펀드시장에 여러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가치주 펀드가 갖는 위상과 쏠림현상에 대한 각자의 고민, 우연이 아닌 필연인 가치주 펀드의 진화가 한데 녹아든 느낌입니다. 한단계 진화를 내세운 M&A 가치주 펀드의 성공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족으로 이번에 준비된 펀드는 펀드 슈퍼마켓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일단 고객들의 반응을 본 후 판매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향후 펀드수익률이 좋으면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와 가입하겠지만 다양한 상품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중적인 펀드판매 채널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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