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을 수 있다면 빼앗아 오겠다.”
시험인증 기업 디티앤씨(Dt&C)의 박채규(사진) 대표이사가 해외 경쟁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시험인증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을 겨냥한 것. 시험인증은 스마트폰의 전자파 검사에서부터 무인 항공기의 신뢰성 검사까지 산업 전반의 기본이 되는 분야다. 하지만 국내 시험인증 시장은 외국계가 이미 선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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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박 대표는 디태앤씨 코스닥 상장 간담회에서 “국내 시험인증 시장은 미국과 유럽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다”며 “왜곡된 시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은 스위스 시험인증기관 한국에스지에스(SGS Korea)가 매출 1455억원으로 점유율(41.72%)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 산하기관 KTL(매출 1167억원)이 2위다. 해외 기업과 정부기관 틈에 낀 디태앤씨의 매출은 200억원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박 대표는 “외국계 시험인증 업체들이 해외에 거액을 배당하고 있다”며 “국내 시험인증 시장의 내용을 뜯어보면 가관”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한국에스지에스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06억원을 기록했는데, 본사(SGS S.A.)에 97억원을 배당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은 시험인증의 절반가량의 그룹 내부에서 해결해,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 여기에 정부 시험인증은 KTL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박 대표는 “정부는 시험인증 산업에 대해 거의 개발과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험인증 산업은 ‘서비스’와 똑같이 취급됐다”며 “최근까지 여관 짓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내에서 시험인증 사업을 하는 것을 "팬티까지 팔아서 장사해야 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 만큼 시장이 척박하다는 얘기다.
디티앤씨는 이번 달 코스닥 상장을 통해 모인 자금으로 ‘기관산업 인증’ 사업에 진출한다. 방위산업, 원자력 등 민감한 국가 기관 시험 인증을 해외 업체에 맡길 수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시험인증 회사들은 매뉴얼 등 정보를 40년간 보관하고 있다”며 “국가기관을 해외 기업이 실험인증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기관산업 인증 시장에 들어가 시장 구조를 확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한 외국계 시험인증 회사는 박 대표에게 회사 매각을 제안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그는 “국내 시험인증 시장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었다”며 “‘까짓것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실험인증 시장은 독일과 스위스, 미국 등 해외 업체들에게 거의 다 넘어갔다”며 “한국은 그나마 국내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우리 회사가 넘어가면 한국 시장도 해외에 거의 먹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박채규 대표이사는…
부산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1983년 LG전자에 입사했다. 1994년까지 LG전자에서 PC부분 엔지니어로 재직했다. 1991년 LG에서 나와 일본의 전자제품업체인 토킨(Tokin)로 이직했다. 토킨에서 부사장까지 지낸뒤 지난 2000년 디티앤씨를 설립했다. 당시 토킨이 박 대표에게 10억원을 보증 서주면서, 창립자금을 마련했다.
◆ 디티앤씨는…

| ▲ 전자제품의 전자파(EMC) 측정하는 장비.(사진 = 디티앤씨 홈페이지) |
디티앤씨는 주로 스마트폰 등 전자파(EMC) 및 전기안전(Safety) 규격, 통신(RF) 규격 등을 인증하고 있다. 정보통신 매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의료기기나 자동차전장 등의 사업이다. 의료기기 등 신사업은 앞으로 성장률이 80~100%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213억원으로, 작년 한해 매출(202억원)을 넘어섰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38%에 이른다. 매출비중은 삼성전자(36.1%), LG전자(13.3%), 현대모비스(5%) 등 대기업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국방, 원자력 등 국가기관 실험인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공모 주식 수는 총 213만7000주다. 공모 희망가는 1만4500원~1만8500원이다. 총 공모 규모는 310억원~395억원. 지난 2일부터 오늘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오는 8일과 9일 양일간 일본 공모주 청약을 받은 뒤, 이달 코스닥에 상장한다. 대표주관사는 키움증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