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게임대상'의 유력 후보로 모바일게임 '히트(HIT)'가 거론되면서 이 게임 개발사의 최대주주이자 투자사인 바른손E&A(이앤에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바른손게임즈(옛 사명)'로 잘 알려진 이 회사는 한때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정도로 경영 실적이 악화됐다가 히트 성공에 힘입어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곳이라 더욱 관심을 모은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바른손이앤에이의 올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동기 12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전분기(11억원)에 비해서도 4배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100억원으로 전년동기(13억원)에 비해 무려 7배 이상 늘었고 전분기(67억원)에 비해서도 49% 증가했다.
이로써 바른손이앤에이는 작년 4분기 84억원의 영업이익을 시작으로 올 3분기까지 4분기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은 작년 11월 넥슨을 통해 출시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히트다.
올 3분기 전체 매출에서 히트(95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95%. 작년 4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히트의 누적 매출은 375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바른손이앤에이의 매출이 427억원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부분(88%)이 히트에서 나온 것이다.
히트는 바른손이앤에이의 자회사인 넷게임즈가 개발한 게임이다. 출시 직후 국내 구글 및 애플 양대 모바일 플랫폼 매출 1위를 석권할 정도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날(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의 유력 후보로 오를 정도로 업계에서 화제를 일으킨 게임이기도 하다.
넷게임즈는 '리니지'와 '테라' 등 대작을 개발한 박용현 대표 및 핵심 인력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신생 개발사다. 바른손이앤에이는 넷게임즈에 대한 초기 투자를 단행했으며 히트의 국내외 판권을 갖고 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넥슨과 함께 히트의 글로벌 공동 퍼블리싱(중국 제외)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을 넥슨과 1차로 배분하고, 나머지를 넷게임즈와 나눈다.
히트가 말 그대로 히트를 치면서 바른손이앤에이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인한 상장폐지 기로에서 극적으로 회생하기도 했다. 지난 1997년 와이티씨통신으로 출발한 바른손이앤에이는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그하임'과 '라스트카오스'의 국내외 퍼블리싱으로 이름을 알렸던 곳이다. 지난 2006년 바른손홀딩스 계열사로 편입한 이후 '티엔터테인먼트'와 '바른손게임즈'로 사명을 바꾸다 지난 2014년 지금의 바른손이앤에이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사업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게임 업계에서의 존재감도 거의 사라졌다. 경영 실적이 좋을 리 없다. 지난 2012년 영업손실 27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3년째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해 1월 바른손이앤에이에 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주의를 주기도 했다.
한때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바른손이앤에이는 그러나 히트 성공에 힘입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연간 3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무려 4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아울러 히트 개발사인 넷게임즈가 코스닥시장 우회상장을 추진키로 하면서 쏠쏠한 지분 투자 수익도 기대하게 됐다.
넷게임즈는 기업인수목적회사 엔에이치스팩9호와 합병 예비심사 청구서를 지난 10월 거래소에 제출했다. 향후 2~3개월 걸리는 예비심사 관문을 통과하면 내년 1월31일 합병 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3월6일 제반 절차를 마무리 짓는 일정이다.
넷게임즈 현 최대주주(37.91%)인 바른손이앤에이가 받게 될 신주수는 전체 발행 주식의 35.35%인 4749만주다. 엔에이치스팩9호의 시세가 1980원인 것을 감안하면 바른손이앤에이는 현재 940억원의 넷게임즈 주식을 거머쥐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