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후 강달러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지만 생각보다 더 강한 위세에 더해 금리 급등까지 동반하며 증시 고민도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단기간내 쏠림현상이 심화되며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하나둘씩 제기되기 시작했다.

◇ 정책 불확실성에 달러·금리 요동
이달 초 트럼프 당선 직후만 해도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부각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의 달러 강세 뒤에는 더 큰 힘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가 공약에서 밝힌 재정정책 확대 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금리 상승 속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화 강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흥국 통화뿐 아니라 선진국 통화 전반에도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특히 이번에는 금리 급등까지 동반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2월 금리인상이 예정된 것에 더해 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 강화 전망이 더해지며 채권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주 달러인덱스는 101포인트를 돌파하며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 10년물은 2.35%까지 오르며 연중최고치로 급등했다.
이런 분위기는 적어도 트럼프가 대통령의 정식 취임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하나금융투자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정된 수순이라 하더라도 트럼프의 비현실적 공약들이 현실적 수위로 다듬어지기 전까지는 경계심가가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 너무 앞서갔다..자중론도 고개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 우려가 과도했다는 지적도 속속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 재정정책 확대와 그 효과만 따지다보니 외환시장과 채권시장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재정정책의 실제 효과는 물론 실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삼성증권은 "시장이 '1조달러'나 '레이건' 등의 키워드에만 주목하고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가 보다 가시적인 경기부양 효과를 원한다면 인프라투자보다는 조세감면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재정정책 확대를 온전히 인프라 투자 확대로 오해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아울러 1조달러의 인프라투자 집행 계획은 10년에 걸쳐 집행하는 것으로 연간 최대 1000억달러에 불과하다며 과거 중국 역시 막대한 인프라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물가나 성장을 크게 자극하지 못한 점도 상기했다.
LIG투자증권도 이미 여러 공약들이 후퇴하고 있고 트럼프의 경기부양책 또한 방향성만 유지한 채 내용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오히려 중국 등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를 언제든 내놓을 수 있어 이는 향후 달러가 조정받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판단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물가 상승률이 1~3%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이에 기준한 임금 상승이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은 생산성이 가파르게 하락 중이라며 장기물 금리 급등을 지탱하기 힘들어 결국 금리 상승세 약화와 함께 달러 강세도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 연말연초 안정세 무게
따라서 당장은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에 무게가 실리더라도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두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트럼프 후유증이 상당 기간에 걸쳐 금리나 주가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과 가격 변수가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 달러 강세 베팅이 다소 과하게 진행됐다"며 과거 투기적 달러 매수 비중은 84%를 정점으로 줄었는데 현재 미국 선물시장의 달러 매수 비중이 83%에 달하면서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IBK투자증권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를 감내하기엔 미국 경제가 약하고, 연준의 금리인상 예상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현 금리가 지난해 12월 인상 직전 수준까지 급등했다"며 미국 10년 금리가 2.40%대에서 일차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도 "트럼프의 인선과 국정운영 방향이 제대로 정해지면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월중에는 달러 약세 전환을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