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한국과 미국 증시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내내 부진했던 코스닥과 미국의 러셀2000 지수는 극과 극 행보를 보이며 중소형주간 희비가 더욱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한국과는 다른 섹터 구성과 녹록지 않은 코스닥 시장 여건을 코스닥 부진 이유로 꼽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으로 코스닥의 소외감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 美 러셀2000과 디커플링 심화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 여파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 전반은 한단계 레벨 다운됐다. 코스피 지수 역시 2000선이 무너진 후 여전히 이를 밑돌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코스피 지수가 간간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반면, 코스닥 지수는 600선을 넘나들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전날(23일) 코스피는 지난 22일에 이어 연이틀 20포인트 이상 반등한 반면, 코스닥 지수는 22일 보합권에 그친 후 추가 하락하며 600선을 위협받았다. 24일에는 장중 600선이 무너진 상태다.
특히 미국 중소형 주식과 비교하면 이런 흐름은 더욱 대조적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 지수는 미국 대선 이후 무려 10%이상 급등했다. 본래 러셀2000 지수는 코스닥 지수와 동행하는 형태를 보였지만 11월 들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러셀2000은 미국 주식 전체를 대표하는 러셀3000 지수에서 시가총액이 작은 200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S&P500 지수의 평균 시가총액이 400억달러인데 비해 러셀2000의 평균 시총은 18억달러에 불과하다.
◇ 코스닥은 못누리는 트럼프 효과
러셀2000 지수가 급등한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단선자의 정책이 향후 소형주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미국만의 특별한 요인이 있는 셈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대형주를 대표하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3% 오르며 러셀2000에 비해 상승폭이 덜하다.
미국 중소기업들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데다 감세와 규제 완화 혜택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소기업은 매출액 대비 규제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기 때문에 규제완화 시 그만큼 긍정적인 영향이 클 수 있다"며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도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확대폭을 키워 소형주 전망을 밝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이 미국처럼 트럼프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데는 상이한 섹터 구성이 있다. 러셀2000지수의 경우 금융업종 비중이 25.5%로 가장 높고, 정보기술(IT)(16.2%), 산업재(14.1%), 헬스케어(13.7%), 경기소비재(13.1%) 순으로 분포도가 고른 편이다.
반면 코스닥은 IT가 36.9%에 달하고 헬스케어가 25.5%, 경기소비재는 17.4%이고 에너지와 소재, 산업재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금융과 산업재 섹터의 랠리가 시작되면서 러셀2000 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코스닥은 IT와 헬스케어 비중이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의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거래대금과 회전율이 크게 감소했고,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까지 터지며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 美 중소형주 우위 지속
결국 장기적으로는 러셀2000 지수 흐름과 수렴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코스닥이 러셀2000 지수 흐름에 동조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기적으로 다른 방향성을 보일 가능성은 낮지만 헬스케어와 경기소비재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코스닥 상단이 높아지는 데는 힘에 부칠 것"으로 점쳤다. 대신 코스닥 지수가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만큼 급락세가 재현되고 한단계 낮아진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러셀2000 지수의 상대적인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러셀2000 지수 구성 업종이 트럼프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는데다 기술적으로도 S&P500 대비 더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미국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는 부분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트럼프의 정책공약이 강하게 실현되지 않아도 전반적인 환경이 소형 기업에 유리한 만큼 러셀2000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좋은 투자기회를 모색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