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의 투자금융을 총괄하며 실적 개선을 이끈 김진영 부사장이 올 상반기 증권가에서 최고의 금전적 대우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12년 동안 한국투자증권의 최고경영자(CEO)를 맡다 작년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유상호 부회장은 이 기간 20억원에 육박하는 보수를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년 상반기에만 22억원의 보수를 받아 증권업계 '연봉킹'에 올랐던 김연추 전(前)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올해초 미래에셋대우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이에 준하는 기본급여를 받았다.
16일 비즈니스워치가 23개 증권사 반기보고서 상의 '5억원 이상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총 97명의 고액 연봉자 가운데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부사장의 보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킹 김진영 부사장은 올 상반기 상여금 23억원을 포함해 총 24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김 부사장은 부동산 등 투자금융을 총괄하고 있으며 하이투자증권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에도 총 27억원의 보수를 받으며 회사 내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은 바 있다. 이는 국내 증권사 고액 연봉자 가운데 순위로 6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CEO를 제외한 현역 증권맨 가운데 최고 연봉이었다.
작년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유상호 부회장은 기본급 약 2억원에 상여급 16억원 등이 더해지면서 총 19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유 부회장이 지난해 대표이사로서 받은 보수총액(24억원)의 80%에 달하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유 부회장은 후임인 정일문 대표를 도와 회사 방향성을 제시하는 고문 역할을 맡고 있으나 회사 내에서 핵심 경영인 못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
유 부회장의 보수총액은 같은 기간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15억원)과 정일문 대표(7억원) 등을 뛰어넘으며 증권가 전체로도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은 기본급 7억원에 상여금 10억원을 더해 17억원 가량을 수령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가 연결 세전이익 5850억원, 순이익 4620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한데다 자기자본을 8조3000억원까지 확대하며 독보적인 초대형 IB로 부상한데 따른 보상금 차원의 성과급이 컸다. 지난해 받은 보수총액(22억9000만원)의 77%에 달하는 금액이다.
올해초 대만 유안타증권 본사 사장으로 승진한 황웨이청 유안타증권 전(前) 대표(현 기타비상무이사)는 퇴직금 8억원과 상여금 5억원 등을 포함해 총 16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순위로는 4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가 지난해 받은 보수총액(12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실적 고성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상여 11억원을 포함해 총 15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보수총액(17억원)에 근접한 금액이다.
최 부회장은 2010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올해초 주총에서 재선임(임기 3년)되어 오는 2022년까지 무려 12년째 전문 경영인 활동을 이어가는 '장수 CEO'로 꼽힌다.
고액 연봉자 가운데 눈에 띄는 인물이 김연추 미래에셋대우 상무보다. 김 상무보는 올 상반기에 15억원을 받아 연봉 순위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 상무보는 상여없이 기본급으로만 이 같은 보수를 받았다. 이는 회사 내에서 최현만 수석부회장에 이어 많은 금액이다.
다만 김 상무보가 이전 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지난해 연간 챙긴 총보수가 상여(21억원)를 포함해 총 23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줄어든 보수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입사 이후 1년 이상 지나야 상여금이 반영된다"라며 "김 상무보같은 임원급 계약직은 직전 직장에서 받은 보수에 준하는 금액으로 기본급을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15억원 이상 연봉자가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해 5명에 달할 정도로 잘 나가는 증권맨이 많아 눈길을 끈다. 김기형 사장과 여은석·이세훈 전무, 권동찬 상무보가 각각 15억원 이상을 수령했다.
올 상반기 동안 15억원 이상을 받은 전체 증권맨은 총 13명,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 다른 쟁쟁한 증권사의 15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가 2명에 그치는 것을 비교하면 메리츠증권 소속이 많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