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국 기업공개(IPO)가 가시화하면서 쿠팡 투자 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경우 입맛만 다시면서 쿠팡 관련 국내 주식으로 매기가 몰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에 상장될 쿠팡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을 미리부터 모색하는 분위기다.
쿠팡은 빠르면 3월 안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으로 아직 상장 주식과 공모 가격, 일정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기업가치가 300억~5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3조~5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이커머스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점쳐지며 향후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되면서 국내에서는 공모 전 청약을 통한 투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기존 쿠팡 주주들만 공모가 잭팟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상장 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상장 이후 미국 쿠팡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예상되고 있는 300억~500억 달러의 기업가치는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은 쿠팡의 올해 예상 주가매출비율(PSR)은 1.8~3.1배로 아마존 3.5배, 이베이가 3.6배, 알리바바가 6.6배인 것을 감안할 경우 쿠팡의 밸류에이션은 이커머스 기업의 평균 혹은 그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PSR은 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 성장성에 주안점을 두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하는 데 활용된다. PSR이 낮을수록 저평가된 것으로 보면 된다.
서학개미라면 쿠팡 주식을 직접적으로 담는 것 외에 간접적으로 담을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투자도 가능하다. 벌써부터 IPO 주식에 투자하는 미국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이미 미국 IPO ETF들은 지난해 혁혁한 성과를 거두면서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이 가운데 First Trust US IPO Index ETF (티커명: FPX)와 Renaissance IPO ETF(IPO)가 가장 익숙한 ETF들이다.
FPX는 2006년 상장된 가장 오래된 IPO ETF로 운용규모도 가장 크다. 최근 IPO를 한 기업 가운데 상위 100대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FPX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IPO 기업 주식을 상장 후 6거래일 종가로 매수해 1000일이 되는 시점, 즉 약 3년이 넘은 뒤에 차익실현을 한다.
현재 스냅과 우버,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 스포티파이 등이 보유종목에 포함돼 있다. 1년 수익률이 57%대에 달하고 올해 들어서도 14% 선으로 수익률이 양호한 편이다.
Renaissance IPO ETF는 미국 증시에 상장한지 일주일이 지나고 90일 이내의 신생기업들 담고 2년이 지난 후 매도하는 구조로 손바뀜이 FPX보다 조금 더 빠른 편이다.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 우버, 펠로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핀터레스트, 데이타독, 팔란티어 등을 담고 있다. 1년 수익률과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20%와 17%에 달한다.
이들 IPO ETF의 경우 쿠팡 상장 후 2~3년간 쿠팡을 담고 갈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더 오랫동안 투자하라면 실제 쿠팡이 속해있는 섹터인 이커머스 관련 ETF로 접근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시대가 급성장하면서 미국 ETF 시장에서 이커머스 투자 ETF들이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도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이커머스 ETF는 리테일 ETF로 분류되는 Amplify Online Retail ETF(IBUY)와 ProShares Online Retail ETF(ONLN)가 나란히 두 배 이상 뛰었고 올해도 2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IBUY는 다양한 글로벌 온라인 리테일 업체들에 투자한다. 적어도 70% 이상의 매출이 온라인 판매에서 나오는 주식으로 한정하고 최소 75%는 미국 주식에 나머지는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고 있고 동일가중방식으로 투자된다. 보유종목 리스트를 보면 온라인 의류 업체인 스티치픽스, 미국 최대 홈쇼핑업체인 큐레이트리테일, 소셜커머스인 그루폰 등을 담고 있다.
ONLN는 온라인과 모바일, 앱 판매채널이 중심인 글로벌 리테일 업체에 투자한다. 대신 온라인 여행사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IBUY가 트립어드바이저를 포함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IBUY의 경우 동일가중방식인 반면, ONLN은 시가총액 비중으로 담으면서 아마존 비중이 20% 선으로 가장 높고 알리바바가 10% 선이다. 이베이도 4.45%를 담고 있다. 시총 비중을 감안할 때 IBUY보다 ONLN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