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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 옵티머스 전액 반환 방법론 '장고'…공세 높이는 금감원

  • 2021.05.14(금) 06:10

NH증권 "투자 중개만…매매 계약 없어"
투자자 보호 우선하나 방법론에는 이견
금감원 소비자보호처장 "투자자 볼모로"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전액 반환 권고안을 수용할지를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투자자 피해를 전액 배상하는 방안은 고려해볼 수 있지만, 금감원 분조위의 결론대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에 따른 전액 반환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법리적으로 맞지 않고, 향후 펀드 수탁사 및 사무관리사 간 책임 소재를 따지는 과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감원은 향후 금융회사 간 분쟁에 투자자들을 볼모로 끌어들이고 있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NH투자증권 "취소할 계약 자체가 없다"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달 6일 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에 대해 투자원금 전액(100%)을 반환하라고 권고했다. 민법상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조항에 근거해 판매 계약의 상대방인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라고 조정안에 명시했다. 라임 무역금융 펀드에 이은 두 번째 전액 반환 권고 사례다.

반면 NH투자증권은 "취소할 매매계약 자체가 없다"라는 입장을 금감원에 이미 전달한 바 있다. 투자중개업자로서 옵티머스펀드 '판매대행' 업무만 수행한 만큼 NH투자증권과 투자자 사이엔 매매계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과거 판례를 현시점에 그대로 적용한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당시와 지금은 규제법 자체가 다른 만큼 두 사례를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분조위는 옵티머스펀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결론의 근거로 2016년 '피닉스 항공기 펀드' 사례 당시 대법원 판례를 내세웠다. 당시 대법원은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근거해 착오 취소 판결을 내렸는데, 지금은 통합 '자본시장법'으로 규제법 자체가 바뀐 만큼 판매사의 업무 범위와 법적 책임도 달라졌다는 얘기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 금감원, 투자자와 판매사간 '매매계약' 유효

반면 금감원은 NH투자증권의 말대로 현재 법학계 내 이견이 있긴 하지만 투자자와 판매사가 수익증권 '매매계약' 관계에 있다는 판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투자중개업자로서 투자중개만 했을 뿐 매매계약은 없었다는 NH투자증권의 주장에 대해선 단순 인가단위에 근거해 중개행위만 수행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반박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자 정의를 보면 매매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실제 거래 시 매매인지 중개인지 또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았는지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았는지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자본시장법상 투자중개업자의 정의를 보면 '누구의 명의로 하든지 타인의 계산으로 금융투자상품의 매도·매수, 그 중개나 청약의 권유, 청약, 청약의 승낙 또는 증권의 발행·인수에 대한 청약의 권유, 청약, 청약의 승낙을 영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 하에서는 판매사의 환매 의무가 없어진 만큼 펀드 전액을 배상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2016년 항공기 펀드 판결 당시 간접투자자산운용법에도 판매사에 대한 환매 의무가 없었지만 전액 배상이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 "공동불법행위는 금융사끼리 다툴 문제"

금감원은 NH투자증권이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및 사무관리사인 예탁결제원과 향후 소송전을 의식해 분조위 권고안을 수용하는 대신 자체 배상안 마련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고 있다. 분조위 권고안을 100% 수용할 경우 향후 소송 과정에서 법리적으로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대해 김은경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NH투자증권이 향후 수탁사와 사무관리사를 대상으로 한 책임배분 문제와 연동해 유불리를 따져 분조위 계약 취소 권고안 수락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은 투자자 보호나 신뢰 회복보다는 기업의 이기적인 경제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라고 지적했다.

계약 취소는 치명적인 하자가 있는 상품 판매에 따른 조치이고, NH투자증권이 향후 다투고자 하는 공동불법행위는 판매 이후 단계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김 부원장은 "공동불법행위를 따지는 것은 투자자와 문제가 아니고 금융회사 간 분쟁이 될 '제2 라운드'로 그들의 이익을 위해 투자자를 제2라운드로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라며 "이는 투자자 보호에는 관심이 없고 투자자를 볼모로 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NH투자증권은 분조위 권고안 결과를 존중하고 이에 대한 수용 여부를 이사회와 간담회를 통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분조위에서 권고한 계약취소보다는 향후 수탁은행과 사무관리사에 대한 구상권 행사에 걸림돌을 없애 주주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분조위 결정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 다른 방식의 구제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분조위 권고안 수용 기한은 오는 28일까지다. 이 권고안은 강제력이 없어 수용 여부는 당사자들의 판단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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