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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별론데도 '돈쭐'나는 ESG펀드…인기 비결은 

  • 2021.09.30(목) 09:02

[테마펀드 시대]①
국내 ESG펀드 폭풍 성장…신상품 건수 최대 
해외 유입액도 기록적…"시장 더 커질 전망"

올해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잃으면서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ESG(사회·환경·지배구조) 펀드가 꾸준히 인기를 모으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단기 수익률이 지지부진한데도 투자자들의 선택이 이어지면서 신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달리 ESG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테마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대규모 투자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 등을 ESG 펀드의 인기 비결로 꼽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돈 몰리는 집 따로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설정액 10억원 이상 ESG펀드의 단기 성과는 대체로 부진한 편이다. 주식형펀드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0.51% 수준이고, 채권형은 0.07%가량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3개월 기준으로 보면 주식형은 마이너스 3.10%, 채권형은 0.23%가량 수익을 내고 있다. 최근 화제성에 비하면 수익률은 아직까지 기대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투자 자금은 꾸준히 ESG로 향하고 있다. 2018년 초 2800억원 규모에 불과하던 주식형 ESG펀드 설정액은 올해 초 6500억원을 넘어서며 2배 이상 증가했고, 2개월 만인 3월 초엔 1조원에 이어 이달 1일 기준 1조5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불과 3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채권형펀드의 성장세는 더 주목할 만하다. 같은 기간 71억원 불과했던 설정액은 올해 8월 2조2000억원 이상 덩치를 불렸고, 현재 2조4000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개별 상품별로 보면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은 뭉칫돈이 몰린 펀드는 한화자산운용이 지난 7월 내놓은 '한화ARIRANGESG가치주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으로 8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왔다. 1년 기준으로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마이다스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이 4000억원 넘는 돈을 끌어들였다. 

꾸준한 자금 유입은 신상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큰 틀에서 ESG 성격을 가진 사회책임투자(SRI) 펀드가 지난달에만 4개 이상 나오는 등 올해만 총 28개의 신규 펀드가 선보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외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ESG펀드로 자금 유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이 ESG펀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게 인기몰이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돈 보따리 푸는 대형 투자자

저조한 성적에도 꾸준히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투자 집행 시기가 임박한 사실을 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ESG 평가등급을 핵심 투자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연 2회 평가를 통해 신규 편입 종목 등을 검토하고 하위등급 기업에 대해선 주주권 행사에 나서기도 한다. 

특히 내년부터 전체 운용재원의 50%가량을 ESG 평가등급에 기초해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는데, 그렇게 되면 내년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규모가 4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사업의 20% 이상이 UN 지속가능개발목표에 부합해야 한다는 투자 원칙을 제시하고 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ESG와 연계한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해외 대형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자금 동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ESG 펀드로 순유입된 자금은 3425억 달러, 한화로 약 384조2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약 40%이상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겸비한 테마라는 인식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ESG 열풍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환경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ESG펀드의 인기가 높다"면서 "ESG 펀드시장은 향후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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