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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키우는 증권사, 글로벌IB '전초기지'

  • 2022.04.07(목) 10:25

팬데믹에도 한투·NH·KB증권 적극 행보
수익 다각화 절실…"글로벌 IB 교두보"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토 확장에 한창이다. 주요 무대인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지에도 법인을 새로 열고 현지 증권사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이들 증권사는 앞서 지난 2000년대 후반 앞다퉈 해외로 진출했다가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쓴맛'을 본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법인을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비즈니스워치

팬데믹에도 해외법인 신설·인수하고 법인전환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해외법인을 늘렸다. 이미 홍콩과 베트남 등지에 현지법인을 둔 이 증권사는 작년 1월 미국 뉴욕에 IB를 전담법인인 KIS US를 새로 설립했다.

이 해외법인은 출범 1년이 안 된 지난해 9월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록우드캐피탈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프로퍼티가 소유한 665뉴욕애비뉴 빌딩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달러(약 592억원)의 인수금융 딜을 주관하는 성과를 냈다. 

한투증권은 KIS US를 국내는 물론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IB 시장을 타깃으로 딜 소싱부터 실사까지 도맡는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아직은 정착 단계로 지난해 1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총자산은 작년말 기준 2953억원으로 홍콩법인 KIS Asia(7557억원)과 베트남법인 KIS Vietnam(5158억원) 다음으로 많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중 기존 영국 런던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한다. 이 역시 글로벌 무대에서 IB부문 사업을 키우기 위한 복안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법인으로 전환하면 자문이나 대체자산투자 등 IB 업무 영역이 넓어진다"며 "앞으로 영국법인을 IB에 포커싱해 한국과 유럽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유럽투자 플랫폼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중견 증권사인 '밸버리(Valbury)증권'의 지분 65%를 약 550억원에 사들였다. 2017년 10월 베트남 현지 '매리타임증권'을 인수한지 4년여만이다. 지난달 지주 손자회사 편입이 완료됐고 사명 또한 'KB밸버리증권'으로 변경됐다.

2000년 설립된 밸버리증권은 인도네시아의 중견 증권사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1%(2021년 3분기 말 기준)에 달한다. KB증권은 이 해외법인을 통해 리테일과 IB를 모두 잡겠다는 방침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리테일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기본으로 하되, 본사 협력을 통해 IB사업 포트폴리오 또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 다각화 차원 'IB 사활'…글로벌 시장 거점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진출 및 사업확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외 진출에 경쟁이 붙으면서 2013년에는 전세계 52곳에 해외 현지법인을 뒀다.

하지만 열악한 인프라에 초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잇달아 철수하며 2015년 6월에는 36곳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이후 아시아를 중심으로 조금씩 뿌리를 내리며 지난해말 다시 세계 53곳에 현지법인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 증권사가 해외무대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건 수익 다각화 측면이 가장 크다. '실적잔치'의 일등공신이던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급감하면서 증권사 대부분이 IB에 사활을 건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은 특히 해외법인을 글로벌 IB 업무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성과도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해외법인 수가 11곳으로 가장 많은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면, 여전히 증권사 대부분이 현지법인에서 적자를 내고 있지만 그 규모가 줄거나 순익이 불어난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 NH투자증권 중국법인(북경NH투자자문유한공사)은 지난해 적자규모를 40% 가까이 줄였고,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 유럽법인은 순익을 20% 넘게 키웠다. 

특히 국내 증권사중 해외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법인 실적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아시아시장에서만 1600억원 상당의 순익을 냈다. △홍콩법인 660억원 △베트남법인 420억원 △인도네시아 307억원 △인도법인 234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미국법인에서도 47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여기에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조웅기 부회장을 글로벌 사업을 이끄는 IB1총괄로 선임한 만큼 올해에는 해외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굳어지는 엔데믹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증권사들의 해외 IB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형 증권사의 투자 여력이 확대된 가운데 백신 접종에 따른 해외이동 제약 완화로 해외 대체투자가 점점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경기회복 전망을 감안하면 해외 실물자산 가치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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