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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환율에 우는 코스피, 수출주는 어떨까

  • 2022.05.04(수) 06:10

당국 구두개입에도 1270원대 껑충…증시 악재 추가
수출기업 가격 경쟁력↑…이익개선 효과 점쳐져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가뜩이나 부진한 국내 증시가 또 한번 출렁이고 있다. 원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증시 주요 투자 주체인 외국인의 매도 폭탄이 쏟아지는 탓이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 전통 수출주에는 기회가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단적으로 원화 약세가 수출기업들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환율 뛰자 코스피 2600선 위협…외인 2주간 1.8조 폭탄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7원 오른 1267.8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1272.5원까지 치솟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3월19일(종가 1285.7원)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특수한 시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2009년 7월 이후 약 13년 만의 1270원대 환율이다.

미국의 긴축 통화 정책을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 환율이 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 자산인 달러화에 전 세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두 개입성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상승세는 요지부동이다. 

원·달러 환율이 뛰면서 국내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환율은 지난달 2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이 기간에만 상승금액이 33.5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22% 하락하며 2600대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27일 장중에는 2615.50포인트까지 떨어지며 26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환율이 하루 만에 2.7원 오른 이날도 코스피는 2680.46에 장을 마감하며 27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원화 약세로 국내 증시 투자 유인이 떨어지면서 '큰 손'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세지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외국인이 국내 상장 종목으로 거둔 차익은 결국 달러로 환전되는데 원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다 보니 환손실도 커지게 돼서다. 이는 수치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가팔라진 지난달 21일 이후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 금액이 1조82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일별로도 이틀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서 외국인은 순매도를 보였다. 

환율 1300원대 전망도…"조선 등 수출업종은 기대"

상황이 이런데도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의 1300원대 진입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스텝' 금리인상이 임박해서다. 당장 오는 5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현재 미 연준이 5월에 0.5%포인트, 6월에 0.7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긴축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 상단은 13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수출 관련주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수출 비중이 유독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관련 업종의 실적 개선 효과도 크다는 평가에서다. 원화 약세가 대미 수출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을 낮추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18개 산업군·127개 기업을 대상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산업군별 영향을 예측한 결과, 원·달러 환율을 전년 대비 약 5% 상승한 1200원으로만 가정해도 조선(3.4%포인트), 호텔(2.2%포인트), 자동차(2.1%포인트), 반도체(1.6%포인트), 디스플레이(1.2%포인트) 영업이익률이 적어도 1%포인트 이상, 많게는 3%포인트 이상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순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이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산업2실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순수출포지션인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업종에 긍정적"이라며 "이들 업종은 수입 대비 수출의존도가 높아 환율 상승 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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