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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픽' 주식, 수익률 죄다 마이너스 '어쩌나'

  • 2022.09.02(금) 07:33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37% 하락
몸집 불리는 동학개미군단…"전망은 어둡다"

최근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 일시적 상승)에 진입하는 듯했던 국내 증시가 다시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를 막론하고 개미가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이 연초 이후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미가 많이 산 종목들의 평균 낙폭은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폭보다도 2배 이상 컸다. 미국 잭슨홀 미팅 이후 국내 지수가 추가로 조정받는 상황에서 개미들의 사정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스피 낙폭 2배 웃돈 개미 '마이너스' 수익률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7.71%로 같은 기간 코스피(-17.28%)의 2배가 넘었다. 이들 종목에는 코스닥 소속 주식도 포함됐는데 역시 코스닥의 연초 이후 낙폭인 -22.23%보다도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 

올해 들어 순매수 금액만 16조923억원으로 개미들의 '원픽'인 삼성전자는 수익률이 -24.05%로 그나마 선방한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우(우선주)도 -23.67%에 그쳤다. 물론 모두 코스피보다는 못한 수익률이다. 

평균치를 깎아 먹은 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시한 성장주들이다. 비대면 수혜에 베팅한 개미들은 올해 들어서만 NAVER(네이버)를 2조2701억원, 카카오는 1조7279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이들 주가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연초 이후 각각 36.17%, 35.90% 급락한 것이다.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시중의 자금이 회수되자 선반영된 기업 밸류에이션이 무너진 탓이다. 

개미들은 반도체 대형주에도 러브콜을 보냈지만 역시 맥을 못 췄다. 순매수 금액이 △SK하이닉스(1조2689억원) △삼성전기(1조361억원) △LG전자(7721억원) 순으로 많게 나타났는데 주가는 연초부터 올해 8월까지 일제히 25% 이상 하락했다.

'KODEX 레버리지' 또한 같은 기간 1조103억원 개인 순매수를 기록해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상승장을 기대한 개미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약세장에 이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35% 넘게 빠졌다. 

카카오뱅크도 개미들이 1조원 넘게 사들인 종목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대규모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 악재가 이어지며 연초 대비 주가는 반토막 난 상태다.  

동학개미가 집중 매수한 상위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코스닥 소속인 에코프로비엠은 주가가 4분의 1토막으로 주저앉았다. 앞서 내부자 거래 혐의 등에 급락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민 10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주주…회의론 무게

이처럼 국내 증시 주요 종목들은 코스피와 코스닥보다도 못한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지만 여기에 투자하는 동학개미군단은 나날이 몸집을 불리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올해 6월말 기준 592만명으로 지난해말(506만명)보다 17%가량 늘어났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5162만명) 10명중 1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는 소액주주가 204만명으로 제2의 국민주가 됐다. 역시 작년말 192만명에서 10만명 이상 확대됐다. 연초 이후 증시가 크게 위축됐는데도 이들 두 종목에 투자한 개미는 100만명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문제는 이들 종목은 물론 국내 증시 전망 자체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다시 혼돈에 빠졌다.

코스피만 해도 불과 2주일 전 2500대까지 반등했지만 현재는 2300대로 내려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시에 반도체와 성장주에 대한 회의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수요가 줄면서 26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여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혹한기에 들어섰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도 이미 높아질대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걸맞은 신사업모델이 절실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로나 특수로 형성된 높은 기저와 연초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엔데믹으로 네이버의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을 위해서는 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 신규 수익 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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