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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채무 비중 '쑥'…증권사 뇌관으로 떠오른 부동산PF

  • 2022.09.26(월) 06:11

다올,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100% 상회
3대 신평사, 부동산PF 리포트 연달아 공개

금리 상승과 시장 위축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가 증권사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위협하는 뇌관으로 떠올랐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평균 65%대로 치솟은데다가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기준인 100%를 넘긴 곳도 등장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채무변제 순위나 분양률 등을 살펴 증권사들의 부실화 가능성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비즈니스워치

다올투자증권, 우발채무 비중 100% 넘어

2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증권사 24곳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 평균치는 64.7%에 이른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0.5%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1%포인트 높아졌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다올투자증권이 115.1%로 가장 높다. 다올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감독당국이 권고 중인 100% 기준을 웃돌고 있다.

그나마 사측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 이달 22일 기준으로는 채무 비중이 92%로 소폭 낮아진 상태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존 딜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최근 금리 환경에서 신규 딜도 줄면서 지금은 채무 비중이 100% 이하"라면서 "증자보다는 영업수익을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 비중을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94.2%), 하이투자증권(91.7%), 메리츠투자증권(90.6%) 등도 채무 비중이 90%를 넘었다. KB증권(89.2%), 신한금융투자(85.9%), IBK투자증권(83.9%), 하나증권(82.4%) 등도 비중이 높은 편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채무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곳은 BNK투자증권이다. BNK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76.3%로 전년 동기보다 56.4%포인트 높아졌다. 한국투자증권(31.4%포인트), SK증권(28.7%포인트), IBK투자증권(28.4%포인트) 등이 그 뒤를 이어 상승폭이 컸다. 

우발채무는 확정되지 않은 부채로, 주로 부동산 PF와 관련된 채무가 다수다. 부동산 PF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우발채무 규모도 점점 부풀어오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우발채무 및 대출채권 규모는 28조3000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20% 늘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3대 신평사 모니터링 강화

최근 금리 상승과 분양시장 위축, 건설 원자재 비용 증가 등으로 증권사들의 부동산 금융 리스크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인 중소형사의 경우 리테일보다는 부동산PF 등 투자은행(IB)사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위험 노출도가 더 크다.  

신용평가사들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금융 리스크와 관련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증권사 부동산PF 리스크와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하거나 관련 세미나를 진행 중이다.

한신평은 증권업종의 부동산 금융발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분양이 연달아 발생하는 지방을 시작으로 부실화가 번질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예일 한신평 연구위원은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와 같은 양적지표는 물론, 우발채무 내 후순위성의 비중, 유행성 임대 부동산 형태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나신평 역시 부동산PF 관련 건전성 저하 가능성, 경상적 영업비용 충당능력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아울러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커진 점을 감안해 해외 자산 관련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찰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거래 상대방 위험, 분양 위험, 물건·지역별 요인을 바탕으로 증권업종 부동산PF 위험수준을 '양호', '관찰', '요주의'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요주의'나 '관찰' 평가를 받은 증권업종 익스포저 규모는 9조원으로 집계됐다. 

한기평은 "신용평가 A등급을 받은 그룹에서 '관찰+요주의' 익스포저 비중이 35%에 달하는 회사가 있다"며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개별 업체의 건전성 부담 수준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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