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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몸살' 대형 증권사, 해외주식은 한숨 돌렸다

  • 2022.11.24(목) 09:17

[워치전망대]②대형증권사 3분기 세부실적 분석
반토막 실적 와중에도 해외주식 수익 '급증'
서학개미, 인버스·숏 등 포지션 바꿔 계속 거래

고강도 긴축과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반 토막' 실적을 낸 가운데 해외주식이 '알짜'로 떠올랐다.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증시는 살얼음판이지만 서학개미들의 주식거래는 단지 '포지션'만 때에 따라 바뀔 뿐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서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비즈니스워치

미래에셋, 브로커리지 수익서 해외주식 비중 37%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3분기 전체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에서 해외주식 비중이 37.6%까지 올라왔다. 30%대 돌파는 처음으로, 수익 기여도도 사상 최대다.  

금액 자체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이 1548억원에서 784억원으로 반 토막 난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쪼그라드는 와중에도 해외주식 예탁자산이 잘 방어됐다. 실제 3분기 해외주식 예탁자산은 2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2조6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21억1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불어난 것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주식 수익 기여도가 높게 나타나면서 거래대금 감소폭 대비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는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도 해외주식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3분기 해외주식 수수료가 326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11% 넘게 증가한 것이다. 이번 분기 해외주식 점유율은 40%에 육박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쉽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도 본래 강점인 브로커리지 수익이 견조했고, 특히 해외주식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관련 수익이 급증했다"며 "해외 파생상품 수수료 역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해외주식 약정금액과 예탁자산이 모두 확대되며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 3분기 해외주식 약정금액은 20조8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0% 가까이 급증했고, 예탁자산 역시 7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 넘게 증가했다. 그에 힘입어 3분기 해외주식 브로커리지로만 211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넘게 불어난 것이다. 

KB증권의 경우 3분기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141억원으로, 작년 3분기 142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역시 거래대금이 위축된 상황을 고려하면 수익 방어를 잘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약세장에도 결제액 '껑충'…"해외주식 투자 다변화"

이들 주요 증권사는 3분기 일제히 '반 토막' 순익을 냈다. 특히 동학개미들의 증시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증권사들은 주요 수익원 가운데 하나인 국내주식 브로커리지에서 대부분 죽을 쒔다.

하지만 해외주식 상황은 조금 다르다. 대표적으로 미국 증시는 연초 이후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의 거래는 꾸준한 편이다. 결국에는 오른다는 '학습효과'를 차지하더라도, 지수가 떨어질 때 반대로 이익을 보는 인버스 등으로 포지션만 바꿔 증권사 창구를 계속 들락거리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월 179억 달러에 그쳤던 미국주식 결제금액은 8월 259억 달러로 1.5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어 9월에도 200억 달러대가 그대로 유지됐다. 이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비롯해 미국 증시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만큼 변동성이 심했단 얘기다. 

그러나 서학개미들은 저가 매수 진입을 비롯해 인버스 투자, 숏(매도) 대응 등을 종합해 시장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떤 포지션에서든 수수료 수익이 증권사들에게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대상은 계속 다변화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테슬라 레버리지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가 하면, 하반기부터는 외국인 투자가 허용된 중국 본토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매수 물량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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