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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도 추풍낙엽…'적자 못 피했다'

  • 2023.03.31(금) 12:26

IMC, BNP파리바 등 5곳 중 1곳이 작년 순손실
올해도 외국계 한국진출 꾸준하지만 동력부족

국내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사들이 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금리인상과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이 반토막 난 가운데 외국계도 사정은 비슷했다. 적자로 돌아선 증권사도 여럿 나왔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진출 외국계 증권사 21곳 가운데 지난해 순손실을 낸 곳은 5곳이나 됐다. 79억6100만원가량의 당기순손실로 가장 큰 적자를 낸 한국IMC증권을 비롯해 BNP파리바증권(-74억7300만원), CGS-CIMB증권(-15억3700만원), ING증권 서울지점(-12억6800만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11억3300만원) 등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연간 순이익이 1000억원에도 못 미친 증권사도 맥쿼리증권(9억4400만원), 홍콩상하이증권(5억1700만원) 2곳이었다. 특히 홍콩상하이증권은 전년 순이익 97억2400만원보다도 95%나 급감한 실적이다. 

유수 외국계 증권사도 증시 한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모간스탠리증권은 작년 한 해 순익이 전년 대비 72% 쪼그라든 315억5500만원에 그쳤다. 이 증권사는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공동 대표주관으로 지난해 국내 주식발행(ECM) 리그테이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JP모간증권은 작년 연간 1020억6500만원의 순이익을 국내 진출 외국계 증권사 중 실적 1위를 차지했지만, 이 역시 전년 대비 36% 감소한 규모다. 

실적이 반토막 난 증권사도 태반이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지난해 순익이 전년 대비 44% 축소된 682억2700만원, CLSA코리아증권은 46% 감소한 28억66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UBS증권은 61% 줄어든 218억4500만원, 한국SG증권은 72% 급감한 111억100만원의 순이익을 내 감소율 더 컸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도 기본적으로는 국내 증권사들과 다르지 않다. 브로커리지를 주축으로 기업 M&A(인수·합병) 자문 서비스 등이 있다. 다만 이들 수익 대부분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주식매매를 중개해 얻는 브로커리지 수수료에서 나온다. 

지난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 9조80억원, 코스닥 6조9003억원으로 전년 대비 모두 40% 넘게 급감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그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글로벌 긴축 기조 등 거시경제적 여건 악화로 M&A 시장도 위축됐다. 이에 인수 주선에서 아예 수익을 내지 못한 외국계 증권사도 대거 나왔다. 

다만 외국계 증권사들의 국내 진출은 최근까지도 꾸준한 편이다. 2017년 6월 중국 초상증권이 국내에서 금융투자업 인가를 따낸 이후 2021년 4월 네덜란드계 증권사인 한국IMC증권이 들어왔다. 이후 약 2년 만인 이달 3일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틱시스가 금융당국에 금융투자업 본인가를 신청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본인가를 받은 금융투자업자는 반년 내에 영업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나틱시스는 올해 하반기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시장 상황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는 고강도 긴축과 인플레이션 기조가 아직 확실한 변곡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경기침체 우려도 그대로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위축 환경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작년과 같은 수익 급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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