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부쩍 늘었는데요. 최근에 이분들 중 상당수는 증권사앱에서 세금신고 안내 알림을 받으셨을 겁니다. 바로 5월이 주식 양도소득세 신고납부 기한이기 때문이죠.
국내주식은 대주주이거나 비상장주식, 장외거래를 한 경우만 양도세를 부담해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해외주식은 이런 요건 없이 누구나 과세대상이 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증권사에서 세금신고를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답답하고 궁금한 것도 많을 텐데요. 비즈워치가 김철종 세무사와 함께 해외주식 양도세, 누가 어떻게 내는 것인지 그 절세법까지 알아봤습니다. <편집자> (※이 기사는 비즈워치 유튜브 채널 '돈워리' 영상을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上편에 이어) 관련기사: 서학개미 인가요? 양도세 신고 한방에 알아보기
Q 양도차익과 손실을 합칠 수 있다던데?
네, 국내외 주식의 이익과 손실을 통산한다고 표현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국내 과세대상 주식에서 1000만원 손실을 봤고, 해외주식에서 3000만원의 이익을 봤다면, 동일한 해에 이 둘을 모두 매도해서 손실과 이익을 통산한 2000만원에 대한 세금만 계산해서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통산의 대상이 단순히 국내주식이 아니라 과세대상 국내 주식이라는 점입니다.
국내 주식의 양도차익은 대주주에 해당하는 상장주식을 매도했거나 장외거래로 상장주식을 매도한 경우, 그리고 비상장주식을 매도한 경우에만 과세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은 통산할 수 있는 국내주식 양도차익이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카카오로 1000만원 손실을 보고 엔비디아로 1000만원 이익을 봤으면 통산해서 양도세를 안 내도 되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반 국내 상장주식 양도손실은 통산할 수 없다는 겁니다.
Q 250만원 공제를 활용해 연말에 팔았다 사는 전략은 효과적인지?
세법적 측면만 본다면 연말쯤에 이익과 손실을 통산시키고 매년 연간 양도차익을 250만원 이하로만 실현한다면 세금을 한 푼도 안 낼 수 있겠죠.
예를 들어 1250만원의 이익이 나고 있는 주식이 있는데 5년 동안 계속 250만원씩만 수익이 발생하도록 이익실현을 한다면 공제금액 때문에 절세가 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사실 주식투자를 하면서 세금만 볼 수는 없거든요. 손실 난 주식을 통산시킬 목적으로 덜컥 매도했는데, 팔자마자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또 250만원씩 맞춰서 매도하는 것이 단기나 장기적으로 개별 투자자의 투자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세금만 생각할 것은 아니고, 투자자의 상황과 수익 측면을 모두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좋겠습니다.
Q 주식은 매매한 날과 입금일이 다른데 세금계산은 어떻게?
주식 투자자들은 다들 겪어 보셨겠지만, 매도를 하면 바로 매도 대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며칠 후에 대금이 들어옵니다.
국내주식은 영업일 기준으로 매도한 날, 즉 체결일로부터 2일 후(T+2), 미국주식은 체결일로부터 3일 후(T+3)에 대금이 들어오죠.
매매계약 체결일과 결제일의 차이인데요. 세법상에서는 둘 중 결제일이 중요합니다. 주식의 매수, 매도 모든 기준일을 결제일로 보고 있거든요.
따라서 절세를 목적으로 손실 난 것을 매도한다거나 250만원 공제범위 이내로 이익을 맞추기 위해 매도할 때는 날짜를 잘 판단해야 합니다.
주식 양도세는 동일한 해에 매도한 경우에 합산하는데요. 예를 들어 12월 29일에 팔았다면 이날은 매매 계약 체결일이고, 결제일은 다음 해 1월로 넘어갑니다. 따라서 의도한 대로 통산하거나 절세범위 내로 수익 실현을 하지 못할 수 있죠.
작년 같은 경우에는 12월 26일까지 매도했어야 2023년 매도분에 포함이 됩니다.
해외주식 양도세 계산 시 환율은 어떻게 적용하나?
해외주식은 결제일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말은 결국 결제일의 환율을 적용한다는 뜻도 됩니다. 즉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은 매매가에 포함되어 과세가 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주당 100달러인 해외주식을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샀는데, 이후에 주가가 내려가서 90달러에 이 주식을 팔게 됐고, 이때 환율은 1200원이 됐다고 가정해 볼게요.
살 때에는 100달러를 환율 1000원일 때 샀으니 10만원에 산 게 됩니다. 그런데 팔 때에는 90달러를 1200원 환율일 때 팔았으니 10만8000원으로 양도차익 8000원이 발생한 게 됩니다.
주가 기준으로는 손해를 보고 팔았는데, 환율로는 양도차익을 본 상황인 거죠. 결국 환율변동을 고려해서 양도차익을 계산해야 한다는 겁니다.
Q 같은 종목을 자주 사고파는 경우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같은 주식을 반복적으로 사고팔아서 그 주식의 취득시기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선입선출법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해외주식은 이동평균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어요.
선입선출법은 계속해서 사고파는 순서에 따라 먼저 샀던 것이 먼저 팔렸다고 보고 계산하는 것이고요. 이동평균법은 사고파는 과정의 평균치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이동평균법은 증권사에서 계산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 자료로 하면 되고, 선입선출법은 거래 내용을 보고 직접 계산할 수 있는데, 복잡하기 때문에 세무사를 통해서 하시는 것이 안전하겠습니다.
아마도 여러 증권사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증권사마다 이 두 가지 방법을 각기 다르게 적용하는 것을 볼 수도 있을 텐데요.
따라서 내가 투자하고 있는 증권사가 적용하는 방식으로 신고하면 문제 될 것은 없지만, 여러 증권사와 거래하는 경우에는 각 증권사 거래 내용을 합쳐서 원칙인 선입선출법에 따라 세금을 계산해야 합니다.
Q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를 위한 팁?
사실 해외주식 양도세는 이미 작년 12월까지 사고파는 것이 다 끝난 것을 5월에 정산하는 작업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특별한 절세전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증권사에서 안내받은 대로 신청을 해서 진행하면 되겠고요. 다만 복수의 증권사를 통해 거래하고 있는 분들은 반드시 각 증권사 거래 내용을 합쳐서 신고해야 한다는 것에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각각 신청하기만 한다면 각 증권사에서는 타사 거래 내용이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타사 거래사실을 알리고, 별도의 서류를 제출하고 안내를 받아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