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 부여 필요성을 공식 인정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나온 대통령 발언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금감원 '물밑 줄다리기' 일단락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금감원 특사경 권한 논의 상황을 설명하며, 인지수사권 부여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의 경우 이미 특사경이 있지만, 금감원에는 인지수사권이 없는 한계가 있다"며 "제도를 도입할 당시와 비교해 자본시장 환경이 크게 바뀌었고, 불공정거래에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커진 만큼 인지수사권을 부여할 필요성은 인정됐다"고 말했다.
이는 하루 전 국무회의에서 나온 대통령 발언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에서 금감원의 인지수사 제한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현행 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금감원 특사경이 인지(수사)를 못하게 해놨다고 하더라"라며 "인지를 못하게 하면 어쩌나. 검사에 보고하고 '인지해라'라고 하면 하는 건가"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주요한 범법행위가 있다면 그것은 공무원뿐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이론적으로는) 현행범 체포를 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금감원 같이 공무를 위임받은 준 공무기관이 법 위반을 조사해 불법을 교정하는 데 굳이 검사만 승인할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금감원이 법에 따라 금융감독 업무를 위임받은 전문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위법 행위를 적시에 바로잡는 과정에서 검사 승인 절차에만 의존하도록 설계된 현행 제도가 과도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 발언은 그간 물밑에서 이어진 금융위와 금감원 간 특사경 권한 논의 구도에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보험사기, 불법 사금융 등 민생 침해 범죄 대응을 명분으로 특사경 인지수사권 확대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반면 금융위는 민간기관인 금감원에 전방위적 수사 권한을 줄 경우 권한 남용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논의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온 바 있다.
"통제 장치 필수적…갈등 아닌 과정"
다만 금융위는 인지수사권 부여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통제 장치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다만 인지수사권을 부여할 경우 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현재도 금융위는 인지수사를 시작할 때 수사심의위원회라는 통제 장치를 거치고 있다. 이런 제도를 모델로 삼아 구체적인 제도를 설계해 나가자는 데까지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부 통제 방식에 대해서는 금감원과 지속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핵심은 통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 것인지, 지금까지의 선례와 실제 작동 원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어떤 방식이 실효적이고 통제 측면에서 유효한지를 따져보는 것"이라며 "이런 논의 과정에서 큰 장애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번 사안을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대립이나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이 사안을 대립이나 갈등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신속한 조치의 필요성과 공권력 및 권한 남용 우려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라는 두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문제"라며 "수사권이라는 강한 권한을 어느 범위까지, 어떻게 행사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의견을 모아 합리적인 제도를 설계해 가는 과정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금융위는 관련 논의를 정리해 총리실과 법무부 등 관계 부처에 전달한 뒤, 범정부 검토를 거쳐 최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는 큰 틀에서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세부적으로 마무리할 사항들을 정리해 총리실이나 법무부 등 관계 부처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이후 전 부처 차원에서 다시 한번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방안이 확정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