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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식보고서 안 쓸래"…공시강화 앞두고 자사주 처분 러시

  • 2026.02.02(월) 07:30

금융당국, 보고서 공시 의무대상 확대…5%→1%
이달만 18개 상장사 자사주 비율 1% 밑으로 '처분'
"보고서 공시 의무 피하기 위해 사전 처분" 해석

자사주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 연초부터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각이 쇄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로보티즈는 '임직원 성과 보상' 및 '경영상의 재원 확보'를 명목으로 54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 자사주 보유 비율을 1.54%에서 0.14%로 낮췄다. '투자재원 확보'를 명목으로 15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도한 아난티의 자사주 보유 비율도 2.11%에서 0%로 떨어졌다. 

이러한 움직임을 놓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 등을 담은 '3차 상법개정'을 앞둔 선제적 대응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그에 앞서 '자기주식보고서' 공시 의무를 의식한 행보라는 시각이 더 설득력을 가진다.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3차 상법개정은 통과하더라도 기존 보유분에 '1년 6개월'이란 유예기간이 주어지는 반면 '자기주식보고서' 의무는 당장 3월에 제출하는 2025년 사업보고서에 바로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사주 급처분으로 공시 의무 피한 상장사

30일 비즈워치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8일 사이 자사주를 처분해 자사주 비율을 1% 미만으로 떨어뜨린 상장사는 총 1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로보티즈는 이달 두 차례의 자사주 처분을 통해 자사주 비율을 1.54%에서 0.14%로 낮췄다. 지난 5일 회사 경영상의 재원 확보를 위해 44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한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임직원 성과보상을 위해 100억원어치의 자기주식을 교부한다고 추가 공시한 바 있다. 

자사주 비율이 하락함에 따라 로보티즈는 '자기주식보고서' 공시 대상에서 벗어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당시 자사주 보유현황 및 처리계획을 담은 자기주식보고서 제출 대상을 기존 총발행주식수의 5% 이상 자사주를 보유한 상장사에서 총발행주식수의 1% 이상으로 확대했다. 개정 내용은 오는 3월까지 제출하는 사업보고서 부터 반영해야한다. 

다시 말해 로보티즈는 작년까지는 공시의무가 없었으나, 당국이 공시 의무를 강화(자사주 비율 1% 이상)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자기주식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로보티즈의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자사주 처분으로 자사주 비중을 1% 미만으로 줄이면서 공시 의무 대상에서 금새 빠졌다.

코스닥 상장사 아난티는 '신규사업 투자재원 확보'를 명목으로 15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처분했다. 이로 인해 자사주 보유 비율이 2.11%에서 0%로 낮아지면서 역시 자기주식보고서 공시 의무가 사라진 상태다. 

그 외 코스피 상장사인 한미약품의 기존 자사주 보유 비율은 1.02%(13만777주)였으나, 지난 9일 임직원 생산성 장려금(PI)으로 자사주를 지급하면서 비율이 0.94%로 감소했다. 넥센타이어 역시 지난 21일 직원 격려금으로 자사주를 지급함에 따라 자사주 비율이 기존 1.54%에서 0.70%로 하락했다. 절묘하게 공시 의무를 벗어나는 비율이다. "중소 상장사, 자기주식보고서 공시 의무 부담"

최근 상장사의 자사주 처분 속도전을 두고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한 3차 상법개정 영향을 지목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사주 활용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그 전에 자사주를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3차 상법개정보다는 당장 3월에 제출하는 2025년 사업보고서에 첨부해야 할 '자기주식보고서'가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3차 상법개정안은 통과하더라도 유예기간 적용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이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 중인 3차 상법개정안(오기형 의원 대표발의)에도 '1년 이내' 소각을 담고 있으며, 법 시행 전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는시 6개월의 추가 유예기간을 거쳐 '1년 6개월 이내' 소각하도록 한다.

그러나 '자기주식보고서'는 상황이 다르다. 이미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사주를 1%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올해부터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자기주식 보유현황·보유목적·처리계획' 등을 담은 보고서를 첨부해야 한다. 또 기존에 공시한 자기주식 처리 계획과 실제 이행 현황을 비교 공시해야 하고, 관련 공시를 반복해 위반하는 경우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자기주식보고서를 공시하지 않기 위해 급하게 자사주를 처분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 부서가 크지 않은 상장사의 경우 자기주식보고서 작성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결산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사업보고서를 작성하는 2월, 자기주식보고서 작성과 관련해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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