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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서 두달간 15조 팔린 ETF...금감원 "불완전판매 점검"

  • 2026.04.09(목) 16:22

위험등급 1등급 ETF 판매 비중 48% 달해
은행 ETF 판매, 증권사와 달리 지연거래
금감원 "원금손실 등 충분한 설명 필요"

올해 국내증시 상승세를 타고 은행 창구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주가지수연동예금(ELD) 판매가 늘어났다. 고객이 은행을 통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등급 ETF를 사들이는 규모도 커졌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줄이고 판매 상품 선정부터 사후관리까지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는 주문했다.은행 고객도 찾는 ETF, 위험 ‘1등급’ 비중도 커져

금융감독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간담회를 열어 은행이 ETF·ELD 상품 선정과 판매, 사후관리 전반의 리스크 관리 및 소비자 보호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범준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가 간담회를 주재했고 국내 은행 11곳의 부행장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소비자가 은행 직원의 설명에 의존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일선 현장에서 부적합 투자 성향의 고객에게 ETF를 권유하는 등의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은행이 PB센터와 영업점 직원 대상의 교육을 자체 강화·점검하고 신탁·중도해지수수료 추가 발생에 대해서도 충분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증시 흥행을 등에 업고 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고객이 은행을 통해 ETF에 투자하는 금액도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은행에서 판매된 ETF 납입액은 15조1000억원이다. 2024년 상반기 4조6000억원에서 1년6개월여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은행 11곳이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ETF를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은행 고객이 사들인 ETF 중 원금 손실 가능성 등을 가리키는 위험등급 1등급 상품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1~2월 기준으로 주요 은행 5곳에서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판매된 ETF 납입액 중 48.1%가 1등급이었다. 2025년 상반기 37.5%보다 10%포인트 이상 비율이 높아졌다.

ETF는 편입종목과 수익구조 등에 따라 위험등급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안전자산인 우량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ETF는 보통 4등급이다. 그러나 옵션 매도 구조의 파생결합 상품인 커버드콜 ETF나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무조건 1등급이다.

또 고객이 은행에서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ETF에 가입하고 매수 주문을 하면 실제 거래 체결까지 이틀 정도가 걸린다. 은행이 고객 주문을 대신 집행하는 방식이라 가입 다음날 일괄매매(지연매매)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증권사 창구에서는 ETF 실시간 매매가 되는 것과 다르다.

그래서 은행 고객은 ‘ETF 1주가 이 정도 가격일 때 사겠다’는 가격 지정이 불가능하다. 또 은행을 통해 ETF를 사면 연간 신탁수수료로 거래액의 0.3~1.2%를 내야 한다. 신탁수수료를 미리 받은 상품을 중도 해지하면 최대 1.2%의 중도해지수수료도 물어야 한다. 

금감원은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외부용역기관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은행 영업점에서 ETF 가입 상담을 하는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은행이 상품 위험등급과 운용자산을 충분히 설명했지만, 일부 미흡한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은행 신탁을 통한 ETF 매입과 증권사 직접매매는 신탁 및 중도해지수수료의 추가 발생, 실시간 거래 불가 등의 차이가 있는데 이런 비교 등을 미흡하게 설명한 사례가 있었다”며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설명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를 고려해 금감원은 은행 비예금상품위원회에서 원금 손실 위험과 투자 대상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고객에게 판매할 ETF를 선정할 것을 당부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 고위험 상품의 고객별 한도를 일시적으로 축소하거나 위험등급이 낮은 상품 위주로 판매를 권유하는 등의 관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상황과 상품 손익 등의 안내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LD 금리경쟁 지양, 수익구조 충분한 설명 당부

주가지수연동예금(ELD) 낙아웃 옵션 포함 시 최종 금리 비교 그래프. [출처=금융감독원]

한편 신한·하나·국민·농협은행 등에서 판매 중인 ELD 판매액 역시 2024년 상반기 2조4000억원에서 2025년 하반기 7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2026년 1~2월 판매액도 9000억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ELD는 원금이 예금처럼 보장되지만 기준이 되는 특정 주가지수의 조건에 따라 만기 이자(금리)가 달라지는 상품이다. 은행은 보통 ELD에 고금리를 적용하지만 특정 주가지수가 조건 구간을 벗어나면 금리가 최저금리 수준으로 떨어지는 ‘낙아웃 옵션’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보통 코스피200 기반의 ELD는 가입부터 만기까지 코스피200이 기준 대비 0~20% 상승하면 이자율이 연 10~14% 수준의 최고금리가 된다. 그러나 그 기간에 코스피200이 한 번이라도 20% 이상 높아지거나 기준보다 낮아지면 이자율이 1.6~2% 수준으로 떨어진다.

은행은 ELD 가입자가 만기까지 예금을 유지해야만 원금을 보장하고 중도해지하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 최고 0.95%의 중도해지수수료도 매긴다. 이 때문에 고객이 ELD를 중도해지하면 원금보다 적은 금액을 받을 수도 있다. 

금감원은 “은행은 최고금리 경쟁을 지양하고 소비자 효익이 증가할 수 있는 구조의 ELD를 제조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ELD 수익구조 및 중도해지시 원금 손실 발생 등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만기까지 보유가 가능한 고객에 한해 판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에서 ETF와 ELD 상품을 선정해 판매하고 사후관리하는 과정에서의 소비자 보호 실태를 민원 등을 통해 계속 점검하기로 했다. 중동 상황 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판매 동향과 리스크 요인도 살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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