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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물' 공적기금 OCIO 시장, 올해는 금투업계 시선 집중

  • 2026.04.13(월) 07:30

주택도시기금 OCIO 보수 20억+알파 보장
기금형 퇴직연금 ‘전초전’ 푸른씨앗도 주목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연간 규모. [출처=국토교통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게 공적 기금의 외부위탁운용(OCIO)은 ‘계륵’ 같은 존재였다. OCIO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공적 기금이나 민간 기관의 자산을 대신 운용·관리하고 수수료를 보수로 받는 사업이다. 그런데 공적 기금의 경우 평균 수수료율이 낮아서 웬만한 대규모 기금이 아니라면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정부가 일정 운용보수액을 보장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또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앞두고 전초전 격인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푸른씨앗’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부, 주택도시기금 OCIO에 일정 보수 보장 

13일 정부 입찰공고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3시까지 4기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전담운용기관 선정을 위한 입찰 참가 신청을 받는다.

현재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이 3기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두 기업은 이번에도 도전 채비를 갖추고 있다. KB증권도 OCIO솔루션본부 안에 주택도시기금 관련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면서 입찰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운용 규모는 2025년 12월 말 평잔(운용 기간의 평균 운용액) 기준 11조5071억원으로 2022년 43조647억원과 비교하면 많이 감소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토부가 일정한 운용보수액을 보장했다. 낮은 수익성이 문제로 꼽혔던 공적 기금 OCIO 시장에도 변화가 생긴 셈이다.

공적 기금의 OCIO 평균 운용 수수료율은 연 0.03% 수준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국토부가 이번에 선정하는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 2곳이 7조2000억원씩 운용자산을 나누고 0.03% 보수를 받으면 개별 기업 수익은 21억6000만원에 그친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번에 주택도시기금 추정보수율을 20억원+0.03%로 매겼다. 기본 운용보수로 20억원을 보장하고 나머지 0.03% 안에서 협상을 진행해 최종 보수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이 방식으로 보수를 산정한다면 전담운용기관이 얻는 수수료 수익도 기존보다 상당히 늘어난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공적 기금 운용보수 체제를 개편해 OCIO 선정 경쟁 활성화를 추진한 것과 겹치는 행보다. 한 예로 정부는 지난해 10월 연기금투자풀(4대 연기금을 제외한 중소형 연기금 63곳)의 자금 위탁 주간운용사를 선정하면서 운용성과에 연동한 보수를 지급하기로 했다.

'푸른씨앗' 최근 3년간 성과 그래프. [출처=근로복지공단]

‘푸른씨앗’ 전담운용기관 선정, 기금형 퇴직연금 전초전 될까

고용노동부는 3월 말 기금형 퇴직연금 ‘푸른씨앗’의 운용위원회를 열어 전담운용기관을 재선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공적기금 전담운용기관이 보통 4년간 위탁운용을 맡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입찰공고를 낼 전망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여러 사업장의 퇴직연금을 하나의 기금으로 모은 뒤 별도의 수탁법인 같은 전문 운용기관이 이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가 민간 분야의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시장 개방에 대비한 금융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푸른씨앗은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이 2022년 4월 도입한 기금형 퇴직연금이다. 30인 이하 사업장이 가입할 수 있으며 근로복지공단에서 관리와 운영을 맡는다. 근로복지공단은 2022년 6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을 전담운용기관으로 선정해 운용을 위탁 중이다.

푸른씨앗 전체 적립금은 2025년 말 기준 1조4906억원에 불과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유일한 기금형 퇴직연금이다. 즉 푸른씨앗 전담운용기관은 향후 기금형 퇴직연금이 정식 도입된 뒤 다른 입찰에서도 유사한 사업 수행 경험이 있다는 ‘트랙레코드’를 내세울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푸른씨앗 파트너스데이’를 여는 등 전담운용기관 위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았지만 주요 수익원 중 하나가 OCIO인 만큼 다음 입찰에도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대비 중인 다른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푸른씨앗 전담운용기관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신한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등이 기금형 퇴직연금 사업에 대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이기도 하다.  

푸른씨앗 자체도 올해 7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 내년 1월부터 100인 미만 사업장으로 가입대상을 확대한다. 30인 이하 사업장일 때도 적립금 증가 속도가 2023년 4733억원→2025년 1조4906억원으로 가팔랐던 점을 고려하면 전담운용기관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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