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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N 공략법]④中왕홍 활용 마케팅 비법은

  • 2017.10.09(월) 10:00

나정민 씨메이트 지사장 인터뷰
왕홍 마케팅의 '허와 실' 파악해야

 

최근 한·중 관계 악화로 MCN 비즈니스 상황도 소강상태다. 하지만 MCN 전략가들은 언제나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기회가 찾아온다면 반드시 공략해야 할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중국 MCN 시장의 성공 노하우를 살펴본다. [편집자]


지난 2월22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는 한국 기업 관계자 100여 명이 모였다. '왕홍'(網紅·중국 인터넷 스타)을 활용한 마케팅 실무 기법을 전하는 강의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강사는 씨메이트(C-mate)의 나정민 지사장. 국내에선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이지만 중국 시장을 아는 사람 가운데 나 지사장을 모르는 이를 찾기 어렵다. 그는 중국 락앤락 온라인 팀장, 중국 아모레퍼시픽 홈쇼핑 팀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중 온라인 마케팅 업무 경력만 10년이 넘는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락앤락에선 지난 2010년 '티몰'(중국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한국관을 처음 론칭해 매출액 4억위안을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쿠쿠, 정관장, 농심, 이니스프리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티몰 운영 대행 사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씨메이트는 젊은 회사이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국 소비자 대상 해외직구를 담당하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이자 MCN(멀티채널네트워크) 기업으로 지난 2014년 5월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 2014년 설립 첫해 매출액은 88억원이었는데, 지난 2015년 465억원, 작년에는 420억원을 기록했다. 나 지사장을 상하이에서 만나 왕홍 마케팅 노하우를 들어봤다.

 

▲ 나정민 씨메이트 지사장.[사진=김동훈 기자]

 

◇ 왕홍, 개념 파악부터

 

나 지사장은 왕홍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1. e커머스 왕홍

2. 생방송 왕홍

3. KOL(Key Opinion Leader)

4. 1인 미디어


e커머스 왕홍은 말 그대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쇼호스트 처럼 활동하는 왕홍이다. 생방송 왕홍은 국내 아프리카TV에서 생방송으로 활동하는 인기 BJ와 비슷한 개념이다. KOL은 특정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경우인데, 국내로 치면 파워블로거와 유사하다. 마지막 1인 미디어는 유명인을 뜻한다.

이런 왕홍들은 연예인과 달리 친구처럼 쉽게 다가갈 수 있어 중국인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 되어 있다. 씨메이트도 왕홍을 활용했을 때 매출 부문 성장이 300~600%나 발생했다고 한다.

왕홍이 e커머스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왕홍 역시 자신들을 관리하고 키워주는 MCN 업체 없이는 활동하는 게 벅차다. MCN이 웨이보 같은 SNS나 타오바오 등 e커머스, 또위 같은 생방송 플랫폼, 펀다 등 음성응답 플랫폼과 연결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왕홍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중국 내 생방송 플랫폼만 300개가 넘고, 왕홍 관련 시장 규모만 12조원에 달한다고 나 지사장은 설명했다. 왕홍의 방송을 시청하는 사용자 규모는 4억명, 동시 시청자 수는 600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할말을 잃게 만드는 규모다.

 

 

◇ 변화무쌍한 중국 MCN 시장도 파악해야


그렇다고 무턱대고 왕홍을 활용하면 안 된다. 중국인들이 왕홍을 보는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

 

나 지사장은 타오바오(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로 중국 e커머스 시장 점유율 80%) 자료 등을 토대로 1. 끼 2. 태도 3. 개성 4. 유머 5. 외모 6. 소통 7. 진실성 등을 중국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왕홍의 중요 요소라고 소개했다.

중국 MCN 시장의 역동적인 변화도 파악해야 한다. 일반 생방송 채널은 방송 시청자의 피로감이 증가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규제로 채널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서다.

 

왕홍 시장 거품이 형성돼 있는 까닭에 향후 조정도 예상된다. 실제로 대형 업체인 바이두와 텐센트, 알리바바, 왕이, 러스, 모모 등 대형 업체의 점유율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한다.

이밖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경우가 생기는 한편 e커머스, 스포츠, 온라인 교육 등 다양한 영역의 방송 유형이 나타나고 있다.

 

▲ 씨메이트 사무실 전경.[사진=김동훈 기자]

 

◇ 왕홍 마케팅, 허와 실은


왕홍 마케팅에도 각종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선물(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같은 개념)을 조작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2000원을 주고 이벤트를 통해 4000원의 가상화폐를 얻은 고용된 팬이 특정 왕홍에게 선물을 주는 방법도 있다. 생방송 시청자 수를 조작하는 경우도 나온다. SNS 팔로어 수도 조작한다.

"어떤 왕홍의 경우 또위 방송 중에 동시 접속자 수가 1억명을 돌파하는 등 말이 안 되는 사례가 있었어요. 5위안(약 850원)에 팔로어 1000명 정도를 조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왕홍을 활용하는 관련 업체들이 곤란을 겪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예를 들어 항공료와 숙박비를 제공했는데 방송은 겨우 2시간 하고 3박4일을 관광하는 사례. 팔로어가 300만명에 달하는 유명 왕홍인데 상업성 방송을 했더니 시청자 수가 겨우 30명에 그쳤던 사례다.

 

왕홍 마케팅을 한다며 기업들 호주머니를 노리는 국내 대행 업체들이 실제로는 보유한 왕홍이 없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왕홍을 섭외할 능력도 없는 경우까지 나온다.

왕홍의 영향력은 여러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으나, 이런 사정들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마케팅 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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