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의 A양, 알고 보니…헉!"
페이스북을 이용하다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막상 클릭해보면 사실이 아닌 정보가 담겨 실망할 때도 있는데요. 페이스북이 잘못된 정보를 담거나 선정적인 기사를 쓰는 언론사에 칼을 빼 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올 들어 뉴스피드 개편에 들어갔는데요. 뉴스피드는 서로 연결된 이용자, 즉 페친(페이스북 친구)의 활동과 추천 글을 시시각각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언론사의 기사는 뉴스피드를 통해 순식간에 많은 사람에게 확산되는데요. 한 이용자가 기사를 읽고 좋아요(게시 글 추천기능)를 누르면 그의 페친에게도 전달되는 식이지요.
지인들이 관심을 갖는 기사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편리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담거나 선정적인 기사도 무분별하게 확산된다는 건데요. 문제 기사가 퍼져나가면서 피해자도 속출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때 뉴스피드에 대한 비판은 정점에 달했는데요. 당시 유력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했다는 등 잘못된 소문이 페이스북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낙선하자 페이스북에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퍼뜨린 언론사를 방치해 대선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입니다. 뉴스 플랫폼으로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지자 마침내 뉴스피드 손질에 나섰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번 뉴스피드 개편에서 언론사에 사실상 등급을 매기기로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신뢰도가 높은 언론사 기사를 뉴스피드에 우선 노출시키기로 했습니다. 이용자에게 특정 언론사를 알고 있는지, 안다면 기사에 만족하는지 묻는 식입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자신의 계정에서 "내부 인력이 (언론사에) 선을 긋거나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생각했지만 객관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며 "커뮤니티의 피드백을 통해 언론사를 선정하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CEO의 설명에도 신뢰도 평가방법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자칫 이용자의 입에 쓴 기사를 쓴 언론사는 부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정치적, 종교적 입장 등에 따라 특정 견해를 낸 언론사가 자칫 비신뢰 매체로 낙인 찍힐수도 있지요. 이용자에게 생소한 군소매체가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정준희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교수는 "새로운 뉴스피드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밝히되 충분한 파일럿 기간을 두고 논의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용자 입장에선 선별된 뉴스를 볼 수 있으니 반감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페이스북 뉴스피드 개편이 전 세계 플랫폼 사업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언론사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도 허위사실 유포 등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는 언론사 신뢰도 평가 등을 도입할 계획이 없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서 언론사 제휴 심사를 하긴 하지만 신뢰도 평가를 따로 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언론사 신뢰도 평가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요? 언론사를 따로 평가하지 않는 플랫폼과의 격차를 벌리며 이용자의 신뢰를 확보할지, 군소매체의 성장을 막는데 그칠지 지켜볼 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