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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체험단]하늘 나는 VR에 다리가 후들

  • 2019.08.04(일) 09:00

KT '브라이트'서 인생 첫 VR 체험
아이언맨처럼 날고 에너지파 쏘기

'VR(가상현실)이라지만 진짜 현실도 아닌데 얼마나 실감 나겠어?'

VR 테마파크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기자의 오만이었다. KT가 서울 신촌에서 운영 중인 '브라이트'에 방문해 다리가 후들거리는 체험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난 2일 서울시 서대문구 도심형 VR 테마파크 브라이트를 찾았다. 브라이트 신촌점에는 현재까지 약 6만명 이상이 방문한 핫플레이스다. 방문고객의 89%, 즉 10명 중 9명이 이용 경험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고 해 기대감이 커졌다. 방학 기간이라서인지 평일 낮 시간인데도 VR 체험을 하러 온 학생들이 많았다.

[사진=KT]

먼저 4인 이상 그룹이 단체로 즐길 수 있는 '스페셜포스VR'을 체험해봤다. 드래곤플라이의 대표 IP(지적재산권)인 스페셜포스를 VR버전으로 재해석한 콘텐츠로, VR HMD(영상표시장치)와 슈팅 장비를 착용한 후 최대 4명이 가상현실 속 적을 퇴치한다.

센서가 장착된 조끼형 전투 수트까지 장착한 뒤 간단한 설명을 듣고 함께 방문한 기자 세 명과 함께 한 팀이 돼 10분가량 게임을 즐겼다. 센서를 통해 플레이어의 위치와 몸의 움직임을 감지한다고 했다. 단순히 총만 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게임이 시작되자 파괴된 도시 속 건물 옥상으로 공간이 바뀌었다. 사방에서 괴물들이 몰려와 우리를 덮쳤다. 혼자서는 모든 적들을 처치할 수 없어 팀원들과의 협력이 중요해보였다. 헤드폰을 통해 서로 대화가 가능해 도움 요청도 가능했다.

게임에 워낙 소질이 없는데다 중간중간 화면이 자주 멈춰 계속 목숨을 잃었다. 부활은 팀원들의 터치로 가능했는데, 무엇 때문인지 쉽게 살아나지 못했다. 총을 든 상태로 터치해야 한다는 설명은 게임이 끝나고서야 들을 수 있었다.

게임은 10분가량 진행되는데, 두 번째 라운드를 시작할 때 발만 올려놓을 수 있는 작은 비행선을 타고 이동한다. 분명 실제로 나는 것이 아닌데도 평소 고소공포증이 있는 기자는 다리가 후들거려 밑을 쳐다볼 수 없었다. 실감형 미디어를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다.

다음으로 체험한 어트랙션은 '넥스트 컨플릭트'. 아이언맨이 된 것처럼 하늘을 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위아래, 양옆으로 쉴새없이 움직여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했다. 그래서인지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옆에 위치한 '프로젝트카2'를 먼저 타기로 했다. 1인용 차에 올라 HMD와 헤드셋까지 착용하고 나니 나름 레이싱카를 탄 것 같은 실감이 났다.

기자는 아직까지도 운전면허가 없다. 운전면허를 따보려 시도해본 적도 없다. 어릴 적 오락실에서 레이싱 게임을 해 본 게 다였다. 예상된 결과였을까. 첫 시작부터 앞차와 추돌했고 계속 수렁에 빠져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레이싱 게임의 재미는 다른 차들과 경쟁하는 것인데 다른 차들은 모두 앞서가 텅텅 빈 도로를 달렸다. 그런데도 도로 옆 잔디로 주행해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잔디깎이' 기계를 운전한 줄 알았다는 놀림을 받았다. 면허가 없어서 그렇다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다음 차례로 올라탄 남자아이는 수월하게 운전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자가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는 아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차에서 내리니 넥스트 컨플릭트 순서가 돌아왔다. 사실 이미 스페셜포스에서 실감나는 비행을 경험한 터라 잠시 고민했지만, 하늘을 나는 느낌을 어떻게 구현했을지 궁금증이 생겼다. 결국 '설마 죽기라도 하겠어'라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도전을 외쳤다. HMD를 씌워주는 직원에게 '중간에 멈출 수 있죠?'라고 조심스레 물었던 건 안비밀.

게임이 시작되자 전세계 연맹군이 돼 반대파 세력을 피해 시민 구조 작전을 펼쳐야 했다. 긴장감에 손잡이를 꼭 잡고 있는 손에 땀이 맺혔다. 탑승 전 소리를 지르지 않게 입을 꾹 다물겠다는 다짐은 시작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몸이 앞으로 쏠리며 하강 비행하자 비명 소리가 절로났다.

하지만 무서움은 잠시였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기기에 몸을 맡기다보니 어느새 아이언맨이 된 느낌을 받으며 즐기게 됐다. 내려올 때쯤에는 짧아서 아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다만 아이언맨이 되고 난 후 체력 소모는 심했다. 몸을 쓰는 게임을 하다보니 배도 고파졌다. 평소 멀미가 있는 편인데도, 게임 후 멀미가 나지는 않았다.

[사진=KT]

3층으로 올라가 팀플레이 AR 게임 '하도(HADO)'에 도전했다. 하도는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에너지볼로 공격과 방어를 주고 받으며 승부를 겨루는 방식이다. 웨어러블 기기를 장착한 팔을 들어올리면 에너지볼이 생겨 상대를 공격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 등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글로벌 최강자를 가리는 하도월드컵도 개최하고 있다고 한다.

2대2로 팀을 나눠 게임을 시작했다. 상대의 에너지볼을 피하면서 움직이는 상대를 맞추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나름대로 성비를 나눠 팀을 편성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차마 스코어는 공개하지 않겠다.

[사진=KT]

마지막 코스는 'VR 스포츠 전용 멀티룸'이었다. 2030 커플과 가족 중심의 그룹 고객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VR 스포츠 게임 6종(야구, 양궁,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스쿼시)을 제공하는 공간을 새롭게 마련했다고 한다.

플레이스테이션 스포츠 게임 경험자인 한 기자는 "플레이스테이션보다 화질이 좋지만, 스페셜포스와 달리 유선 HMD 기기를 사용해 움직임이 불편하다"는 후기를 들려줬다.

이날 기자는 하도와 스페셜포스를 포함해 총 4가지의 어트랙션을 체험했다. 현재 브라이트 신촌점에서 기자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요금제는 없었다. 어트랙션 이용횟수별로 요금이 나뉘는데, 하도와 스페셜포스를 함께 즐기려면 1만5000원 상당의 어트랙션 5회권을 구매해야 한다. 한 가지 어트랙션을 더 이용하면 되는 셈이다.

어트랙션과 VR룸을 최대 3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프리패스 요금제도 있다. 고객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브라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 5월 요금제를 개편했다.

KT 뉴미디어사업단 IM사업담당 박정호 상무. [사진=KT]

다음은 KT 뉴미디어사업단 IM사업담당 박정호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브라이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브라이트는 작년 3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실감형 미디어 사업 목적은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과 시장 활성화에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까지 확장해 시장에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국내 1위 사업자로 도약하자는 목표도 있었다.

-신촌점의 고객 반응은 어떤가
▲1년 넘는 사업 기간 동안 방문자가 6만명이 다녀갔고 이용 만족도 조사 결과 80% 후반대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고 어떻게 하면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래서 지난 5월 리뉴얼을 실시해 재개장했다. 새로운 어트랙션과 함께 요금제 또한 유연하게 바꿨다. 리뉴얼 이후 방문객 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재방문율은 어느 정도인가
▲사실 고객들의 재방문율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방문 고객에게 설문조사를 하는 방식 사용하고 있는데, 정확도는 떨어진다. 회원가입을 강제해 방문율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치 않는 방식이라 생각해 도입하지 않고 있다.

-VR 콘텐츠 유통 사업을 추진한다던데
▲지난 1년간 운영 노하우를 갖고 어떻게 사업을 이끌어갈 것인가 고민한 결과 B2B 콘텐츠 유통 사업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3D 팩토리와 제휴해 10개 매장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으로 얘기가 돼 현재 8개 정도가 들어가 있다. 아직 시작한지 2~3개월밖에 되지 않아 연말이나 내년 초쯤 수익성 등 구체적인 사업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

-사업 시작 당시 200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현재 별도의 매장 확대 계획은 없다. 지금으로서는 B2B 유통사업에만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완전히 접었다기보다 숨을 고르는 시점이다. VR 시장이 워낙 중소업체 위주로 가다보니 플랫폼이나 콘텐츠 수급이 어려웠는데 KT가 이를 공급함으로써 중소업체와 상생, 시장을 확산하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 외에도 플랫폼·콘텐츠 유통사업의 일환으로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도 고민하고 있다. 카페나 노래방 등에 공간이 비어있으면 VR기기를 설치하고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또 5G 네트워크를 활용해 떨어져 있는 매장들 간 네트워킹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진출 계획은
▲이달 말 해외에서도 플래그십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브라이트 신촌점이 KT가 갖고 있는 플랫폼에 대해 사업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안테나숍'이라면, 곧 선보일 해외 매장도 글로벌 진출 위한 교두보가 될 매장이 될 것이다. 해외에서 매장을 확대하려는 접근은 아니다.

'워치체험단'은 비즈니스워치가 새롭게 시작하는 체험 전문 콘텐츠입니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본 경험담을 텍스트, 동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로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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