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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과 위기의 연속…'속타는 타다'

  • 2019.12.27(금) 15:44

[기해년 IT 무슨일이 있었기에]④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인기 얻으며 대중화 성공…택시·정치권 제동에 좌초 위기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저물고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한마디로 지각변동의 날들을 보냈다.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와 같은 영광의 날도 있었고,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등장하며 혁신성장에 대한 우려의 날도 있었다. 유료방송업계는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잠식과 함께 인수·합병(M&A)의 소용돌이에 빠졌고, 게임 업계 역시 맏형 넥슨이 매각을 시도하는 등 ICT 전반의 지각변동이 화제였다. 이에 비즈니스워치는 올해 ICT 업계를 관통한 이슈를 돌아보고 내년을 전망해보기로 했다. [편집자]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VCNC와 모회사 쏘카 직원들은 한동안 짬뽕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5월 네이버 창업자인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타다에 대해 "웃기는 짬뽕"이라고 비판한 뒤다.

당시 김 대표는 자신 페이스북에서 '서민은 무사고 이력을 쌓고 택시 면허권·차량도 사야 하는데, 우버 같은 외국계나 대기업은 앱 만들어서 아무나 써서 영업을 해도 된다는 말이냐'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지적은 많은 공감과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타다 논란에 불을 더욱 지폈다.

◇ 타다 '생사의 갈림길'

짬뽕을 선택적으로 먹지 않던 쏘카·VCNC 직원들은 이제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이달초 국회에서 일명 '타다 금지법'(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서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있지만, 여야가 합의한 사안이 갑자기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타다가 서비스를 이어가려면 기존 택시업체와 계약을 맺고 가맹 사업을 하거나 택시를 직접 사들이고 운전기사를 고용한 택시업체로 전환해야 한다.

이런 사업 모델로 전환하면 타다의 정체성이 흔들려 지금과 같은 인기를 구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앞선 사례가 있어 이같은 우려는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

대형 승합차로 같은 방향으로 가는 심야 승객을 모아 운행한 '콜버스'도 규제에 가로막혀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운행지역은 서울 강남 일부 지역으로 제한하고 택시 사업자가 운영토록 하는 등 날개를 꺾어놨기 때문에 사업성이 생길 수가 없었다는 평가다.

이처럼 타다 금지법은 정부와 정치권이 마음먹으면 기존 산업 체계를 흔드는 신사업을 순식간에 접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른바 '4차산업혁명'의 씨앗이라 할 수 있는 기존 산업 구도를 파괴하는 혁신적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을 주저하게 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택시 사업자 생존권과 혁신이 공존하는 해법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게 했다.

◇ "타다가 혁신이냐?"…결론은 내년으로

물론 타다를 '웃기는 짬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타다의 사업 모델이 혁신적이지도 않고, 부정적 측면의 플랫폼 노동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무면허 택시 혹은 렌트카 사업에 앱을 더한 꼼수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현행법이 11~15인승 이하 승합차를 임차하는 사람에게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는 예외조항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타다 금지법이 발의됐다. 그러나 타다를 비롯해 이용자들은 "타다 없으면 아이·장애인을 데리고 외출은 이제 꿈도 못 꾼다"고 호소한다.

기존 택시를 이용할 때 승차 거부 및 불편을 경험한 이용자들이 이같은 서비스 개선에 힘을 쏟은 타다에 응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혁신은 갑자기 하늘을 나는 택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불편을 해소하는 곳에서부터 나온다는 얘기다.

실제로 타다는 서비스 시작 9개월 만인 지난 7월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아울러 고용 불안이 일상인 저임금 플랫폼 노동자만 양산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 대안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 1년 뒤에 시행되고 처벌까지는 6개월 유예가 있으나, 타다의 미래는 사실상 내년에 짬뽕이든 뭐든 결론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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