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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폰 'LG벨벳' 디자인 비밀을 엿듣다

  • 2020.05.19(화) 14:48

MC디자인연구소 연구원이 말하는 LG벨벳
광학 패턴·나노 적층 기술로 다채로운 발색 구현

"풀스크린에 인덕션 카메라 디자인이 트렌드화 되면서 큰 기능 차이 없는 비슷한 디자인의 스마트폰이 시장을 점령했다. 한 마디로 스타일이 사라진 시대다. LG벨벳은 디자인적으로 새롭게 접근하고 싶었다. 고객이 직관적으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내게 없으면 안 될 새로움을 가진 스타일 나는 패션 아이템이 벨벳 디자인이 추구하는 새로운 방향이다."

 

15일 열린 LG벨벳 온라인 테크 세미나에서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 김영호 전문위원이 LG벨벳 디자인에 대해 정의한 말이다. 5G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술 고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고성능임을 드러내려는 디자인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유행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한국, 미국 소비자 각 1000명에게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사항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약 40%의 고객들이 '디자인'을 절대 중요 요소로 꼽았다. 디자인 평가에서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세련된 비례, 휴대하기 편한 크기, 한 손으로 조작 가능한 사이즈 등 이었다.

김영호 전문위원은 "우리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은 미니멀리즘에 바탕을 둔 감각적인 단순함"이라며 "새로움을 추구하면서도 보편성을 잃지 않는 진화를 통한 감각적인 발상이 LG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최종 목표"라고 제언했다.

LG전자는 LG벨벳이 추구하는 새로운 방향에 맞는 디자인을 위해 시각적 매력, 촉각적 매력, 감성적 매력 등 3대 원칙으로 삼았다. LG벨벳은 이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수많은 시제품을 거쳐 탄생한 결과물이다.

은은하게 빛나는 '오로라' 구현 비법은

LG벨벳은 같은 색상의 제품이라도 보는 각도나 빛의 양, 조명의 종류에 따라 다른 색상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오묘한 색상의 비밀은 광학 패턴과 나노 적층 기술에 있다. LG벨벳의 후면 글라스 아래에 머리카락 두께의 100분의1 수준인 1㎛이하 간격으로 패턴을 넣고, 나노 물질 수백 층을 쌓아 올린 나노 적층 필름을 붙이는 방식이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후면에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일정한 모양의 광학 패턴이 그려져 있다. 이 패턴들은 스마트폰의 색상을 또렷하게 하거나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LG 벨벳 후면에는 머리카락 두께의 100분의1 수준인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간격으로 광학 패턴이 들어가 있다. 이 공정은 정밀하게 패턴을 새겨야 하므로 과정이 까다롭고 가공시간도 이전 제품 대비 10배 이상 소요된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은 LG 벨벳 색상의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각 색상마다 맞춤형 패턴을 적용했다.

대표 색상인 일루전 선셋을 예로 들어보자. 일루전 선셋은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색을 표현해도 서로 다른 색상을 이야기할 정도로 여러 가지 색상을 낸다. 개발진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노을의 이미지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나노 적층 기술로 만들어진 특수필름을 적용했다. 

도기훈 생산기술원 제품품격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나노 적층 필름은 굴절률의 특성을 이용해 빛의 파장 중 특정 파장만 선별적으로 반사하는 역할을 한다"며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이유는 입사각과 반사각이 내질 내에서 통과하는 파장의 길이가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수필름은 서로 다른 굴절률을 가진 나노 물질 수백층을 쌓아올려 만드는데, 이 나노 물질들이 서로 다른 각도로 빛을 반사하면서 다채로운 색상을 낸다는 것이다.

'카툭튀' 없이 똑 떨어지는 '물방울'

LG벨벳의 또 하나의 특징은 후면 카메라 배열이다. 최근 유행하는 인덕션 스타일 카메라 배열과 달리, 세로 방향으로 카메라를 배열한 것. 후면 카메라 3개와 플래시가 크기 순대로 위치해, 마치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양을 연상시킨다. 카메라가 튀어나온 '카툭튀'도 타사 스마트폰에 비해 덜한 편이다.

김영호 전문위원은 "요즘은 인덕션 타입의 고화소 멀티 카메라가 유행인데, 고객들은 잘 찍히면서도 카툭튀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요즘 유행하는 인덕션 형태를 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메라 부품 크기 자체가 큰 메인 카메라는 강조해 고성능 DSLR 같은 이미지를 주고 크기가 작아 튀어나오지 않아도 되는 서브 카메라는 유리 밑에 배치해 첨단 이미지를 더했다"며 "이를 배합해 세로로 매치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물방울이 떨어지는 이미지의 물방울 카메라 디자인이 탄생했다"고 부연했다.

손에 착 감기는 '3D 아크 디자인'

LG 벨벳은 전면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린 '3D 아크 디자인'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후면 커버 역시 동일한 각도로 구부려 하단에서 보면 가로로 긴 타원형 모양이 된다. 덕분에 손과 밀착되는 접촉면이 넓어져 착 감기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호 전문위원은 "벨벳은 소비자 조사를 통해 도출된 최적의 스마트폰 폭인 74mm를 유지하기 위해 3D 아크 디자인을 도입했다"며 "안정감 있는 손맛을 위해 전면부뿐 아니라 내면부도 같은 곡률로 휘게 해 대칭을 이루는 타원형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엣지' 디자인을 떠올리게 한다. 이에 대해 유승훈 MC디자인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엣지 디자인이 갖고 있는 미학적 가치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불편한 오작동이나 화면 왜곡 등의 문제는 곡률을 다르게 적용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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