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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1000만 시대'…킬러 콘텐츠는 언제쯤

  • 2020.12.24(목) 14:23

[일상의 디지털]5G 1000만 시대의 그림자
B2B 영역 움직임 활발…소비자 불만 해소해야

5세대 이동통신, '5G'가 국내 상용화한지 만 2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했는데 조만간 가입자 1000만명 시대를 엽니다.

하지만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3가지 특징이 있다는 5G를 일반 소비자들은 지난 2년 가까이 거의 느끼지 못했다는 게 함정이죠. 5G 특성을 살린 킬러 콘텐츠가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5G는 초연결·초저지연이란 특성을 가졌기에 '초고속으로 즐기는 콘텐츠'를 기대한 일반 소비자보다는, 당장은 기업과 정부가 구축하는 대규모 영역에서 활용되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5G를 제대로 마주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 1000만 가입자 확보한 5G…소비자 불만도 '쑥쑥'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는 지난 10월 기준 998만명을 넘었습니다. 추세를 보면 이미 지난달에 1000만명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5G를 지원하는 애플 '아이폰12 시리즈'가 지난 10월 말 국내 출시되기 전후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도 프로모션에 나서면서 시장이 활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죠.

하지만 가입자 규모만으로 5G의 성과를 평가하긴 이른 시점입니다.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해서죠. 불만의 핵심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속도가 기대보다 빠르지 않고, 즐길 콘텐츠는 없는데, 요금은 비싸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까닭에 국회에선 일명 '5G 손해배상법'까지 발의됐습니다. 최근 국회 김상희 부의장은 통신사가 5G 이용자에게 불완전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했을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겁니다.

김 부의장은 "5G 가입자 1000만명 시대를 내다보는 가운데, 5G 통신망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값비싼 통신요금을 납부하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통신품질 불만에 따라 현재까지 1056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고 하고요. 방송통신위원회도 올해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5G 분쟁 건수는 총 128건으로, 2019년도 5건에 비해 25배나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 어디로 갔나, 킬러 콘텐츠

5G 통신 요금이 비싸도 그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감내할만할 텐데, 그런 게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부와 민간이 모여 5G 전략을 논의하는 '5G+ 실무위원회'가 꼽은 5대 5G 핵심 서비스는 실감 콘텐츠, 스마트 공장,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였는데요.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대표적 킬러 콘텐츠로 꼽힌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실감 콘텐츠 분야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 접촉이 제한되면서 VR방 같은 곳은 영업에 참으로 큰 차질이 있었죠.

애플과 구글에 따르면 올해는 재택 근무와 건강 관련 앱들이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5G가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5G는 B2B(기업과 기업), B2G(기업과 정부) 영역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LG유플러스가 선보인 5G 기반 자율주차 서비스가 대표적 사례 중 하나입니다. LG유플러스는 자동차가 스스로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빈자리에 주차하는 일종의 '자율 발렛파킹' 서비스 시연에 성공한 것이죠. 스마트폰 앱으로 주차장 빈곳을 찾고, 클릭만 하면 영화 예매하듯 주차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는 SK텔레콤 주관으로 5G 기반 비대면 안전·방역 서비스가 구축됐습니다.

이곳에 'MEC 서버'를 구축하고 5G 기반 자율주행로봇, 키오스크 등을 통해 이용객에 대한 발열·마스크 미착용 감지, 감염 의심자 검사 유도 및 유증상자 발생 시 이동경로 조회·소독 등의 비대면 방역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MEC는 모바일 엣지컴퓨팅의 줄임말인데요. 통신망의 데이터를 서비스 현장에서 처리하는 기술로, 5G의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 장점을 구현하는 기술로 보면 됩니다.

◇ 5G 시대는 그래도 열린다…일상에서 만나는 콘텐츠 '기대'

5G 스마트폰으로 즐길거리를 찾던 소비자들은 당황스러울 것이지만, 앞서 소개한 사례와 같은 인프라가 곳곳에 어느 정도 구축된 이후에 스마트폰으로도 체감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5G는 스마트폰 속이 아닌 바깥의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은 특성이 있으니까요. 수많은 것을 끊김 없이 빠르게 연결하는 것이 5G의 특징이고, 스마트폰만으로 이런 것이 구현되긴 어렵기 때문이죠.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도 지난달 '5G+ 실무위원회' 회의에서 "5G는 이동통신시장(B2C)에 국한됐던 4세대 이동통신(LTE)까지와는 달리, 산업 간 융합을 통한 B2B 기반 신산업·서비스 창출이 핵심"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아직은 미미하고 그래서 불만도 많지만 5G 시대는 열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세계는 수많은 것을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으로 잠기고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현재 추세를 보면, 내년에도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5G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증대되고 있다"며 "2020∼2035년간 전세계 5G 투자, 연구개발 규모가 2019년 전망치 대비 10.8% 상향 조정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환경과 투자 확대, 기대감이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도 이어져 5G에 대한 긍정적 경험이 확대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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