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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과 전송 달라'…넷플릭스-SKB 망사용료 개념 논쟁 

  • 2021.01.18(월) 16:43

2차 법정공방서 기술용어 놓고 시각차
4월말 기술적 개념 짚은 이후 SKB 반소

망 이용대가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기술 용어 등 기본 개념 정의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대해 '맞불' 반소를 예고하고 있어 두 회사의 법정 분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 "직접 접속 ISP에만 접속료 지급하면 돼"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2차 변론에서 넷플릭스는 '접속(access)'과 '전송(delivery)'을 구분하며 SK브로드밴드에 망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직접 접속한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 대해 접속료만 지급하면 되고 접속 이후 트래픽을 전송하는 다른 ISP에 대해, 즉 간접 접속한 구간에 대해선 전송료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인터넷의 기본원칙이라는 입장이다. 같은 ISP라 하더라도 SK브로드밴드 같이 하위 등급의 사업자에게는 별도의 망 이용요금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보통 ISP 사이에도 등급이 존재하는데 얼마나 넓은 영역에서 많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느냐에 따라 등급(Tier)을 구분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AT&T와 버라이즌, 스프린트 등은 가장 높은 등급(Tier-1)이며 SK브로드밴드와 KT 같은 업체는 그 다음 등급(Tier-2)에 속한다. 이러한 낮은 등급의 ISP는 높은 등급에 사용 요금을 지불하고 높은 등급들의 거대한 인터넷 망에 접속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자국 내 ISP 등에 접속료를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SK브로드밴드 같은 하위 ISP에 별도의 망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이용자(고객) 또는 다른 ISP에 연결하는 행위는 '전송'에 해당하는 만큼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넷플릭스, SKB 접속 서비스 제공받아"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넷플릭스가 2012년부터 자체적으로 구축한 '오픈커넥트(OCA)'가 자리잡고 있다.

넷플릭스는 OCA라는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주요 거점망에 구성해 각각의 주요 지역을 연결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연결된 지점은 일본 도쿄 2곳과 홍콩 등 3곳이다. 이를 이용하면 우리나라와 외국간 데이터 전송량이 줄고 속도도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이러한 주장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우선 넷플릭스는 상위 ISP를 거치지 않고 SK브로드밴드가 소유·임차한 망에 직접 접속하는 방식으로도 콘텐츠를 전송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의 '접속'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주장을 그대로 따른다 해도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에 접속료를 지급할 의무가 존재한다는 논리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릿스가 내세운 "전송은 무상"이라는 인터넷 기본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넷플릭스 같은 CP로부터 상위 ISP사업자와 하위 ISP, 고객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전송 구조에서도 CP는 하위 ISP사업제에 대해 망 이용대가를 간접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 SK브로드밴드측 주장이다.

아울러 국내 '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에서도 '전송은 유상'이라는 전제 하에 접속통신료 정산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4월말 전문가 증인출석, 통신망 개념 정리

넷플릭스가 이미 해외에서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다는 점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CP가 ISP에 전송료를 지급한 사례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SK브로드밴드측은 해외에서 지불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가 2014년 미국 현지 ISP인 컴캐스트와 분쟁을 겪을 당시 넷플릭스측 부사장이 진술서에서 망이용대가(착신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음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법정 공방은 향후 기술적 개념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이후 용어의 개념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에 대응해 맞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법정공방이 확전될 전망이다. 

재판부는 오는 4월30일에 전문가 증인이 출석한 가운데 기술적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키로 했다. SK브로드밴드측은 기술적 상황과 잘못 해석되는 통신망 개념을 짚은 이후 반소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반소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언제 어떻게 반소를 하겠다고 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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