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히트게임 '배틀 그라운드'의 개발사이자 얼마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크래프톤에는 고액 연봉자가 많다.
올 상반기(1~6월) 기준으로 상위 5명의 고액 연봉자가 나란히 10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이 여러명 포함되어 있어 관심을 모은다.
크래프톤이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권정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올 상반기에만 2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으면서 김창한 대표이사의 보수(15억8500만원)를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CMO는 상반기에 급여(1억5000만원)와 상여금(24억1500만원)으로 총 25억6500만원을 수령했다. 크래프톤 내 연봉 순위 1위다.
게임 업계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한다. 올 상반기 게임 업계 연봉킹은 100억원에 육박한 보수(94억원)를 거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다. 권 CMO는 김택진 대표에 이어 연봉 순위로 2등이다.
아울러 권 CMO의 상반기 연봉은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18억4700만원)나 송병준 컴투스 이사회 의장(16억4000만원) 등 다른 쟁쟁한 게임사 수장을 압도하는 금액이다.
권 CMO는 EA코리아 마케터로 게임 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비벤디게임즈 코리아와 블리자드 코리아, 라이엇게임즈를 거쳐 2018년 펍지 주식회사(현 크래프톤)에 합류했다.
현재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다. 그가 받은 상여금은 성과 기여 및 회사의 재무 실적과 성장 가치를 반영한 장기 인센티브가 반영됐다.
상여에 스톡옵션까지 보수 '두둑'
크래프톤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김효섭 고문도 적지 않은 보수를 챙겼다. 김 고문은 올 상반기에 총 19억원(급여 1억4000만원+상여 17억7400만원)을 받았다. 그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크래프톤 대표를 지냈다.
여기에 회사로부터 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까지 합치면 상당한 금전적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 네오위즈 사업팀장과 재무팀장을 역임하다 옛 블루홀 설립 초기(2007년)에 영입된 김 고문은 대표이사 취임을 앞둔 2017년 3월에 8500주(액면분할 반영 기준 4만2500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행사가격 1003원을 반영한 평가차익은 이날 종가(46만9000원) 기준으로 무려 198억원에 달한다. 김 고문은 앞서 2013년에도 당시 1500주의 스톡옵션을 받아 모두 행사하면서 크래프톤의 주식을 손에 넣은 바 있다.
지난해부터 크래프톤을 이끌고 있는 김창한 대표는 총 15억8500만원(급여 4억8000만원+상여 11억500만원)을 받았다. 김 대표 역시 입이 벌어질만한 가치의 스톡옵션을 들고 있다. 2017년과 2020년 두차례에 걸쳐 받은 스톡옵션 각각의 잔여 물량 평가 차익이 3000억원을 넘는다.
이 외에도 크래프톤의 개발직군의 직원 2명이 각각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역시 수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들고 있다.
크래프톤은 임원이 아닌 직원이라도 고액 연봉자 목록에 이름을 자주 올리는 회사다. 2019년에는 직원 김성용 씨가 연봉 5억5300만원을 받아 당시 배동근 CFO(11억7500만원)에 이어 연봉 순위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8년엔 직원 한승환 씨가 13억원을 받은 바 있다.
크래프톤 전체 직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1305명이다. 올해 상반기 1인당 보수 평균은 5900만원으로 전년동기(3200만원) 대비 84% 가량 늘어났다. 지난 2월 크래프톤은 개발직군(엔지니어)의 연봉을 2000만원, 비개발직군은 1500만원씩을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